26일 열린 자문회의에 대거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글로벌 인재포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글로벌 인재포럼이 지금 한국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주문이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금까지 많은 포럼을 다녔지만 글로벌 인재포럼이 그중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단선적인 4차 산업혁명 논의에서 한 단계 나아간 깊이 있는 포럼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산업 강국 독일의 고민은 스티브 잡스처럼 혁신을 이끄는 독일인 기업가가 있느냐는 것”이라며 “혁신가를 낳는 교육과 사회환경 조성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하급수적’ 세상의 도래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클라우드 펀딩·무한 컴퓨팅 등 새로운 방법으로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많은 자원을 끌어모아 혁신을 주도하는 ‘기하급수적 기업’의 전성시대”라는 설명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 이런 기업들이 나올 수 있을지 다뤄보자”고 주문했다.

인재 활용에 목마른 기업들로부터의 아이디어도 넘쳤다.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밝은 면만이 아니라 거기서 소외된 인재들의 이야기를 다뤄보자”고 제안했다. 그 인재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청년에 대한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인 데 비해 중·고령층의 인적개발 지원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세대 간 격차도 다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요자 관점에 입각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최수규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은 고질적인 인재난에 시달린다”며 “중소기업이 어떻게 좋은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들을 어떻게 훈련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세션에 포함시켰으면 한다”고 했다.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은 “기존의 성공 사다리가 아니라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발상으로 성공한 사례들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이색 제안도 등장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최근 KDI가 중학 자유학기제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토론식 수업을 받은 학생이 주입식 교육을 받은 학생보다 더 높은 상호협력·의사표현 역량을 보였다”며 “이 연구결과를 5분짜리 영상으로 만들 수 있는데, 세션에서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포럼의 구상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쏟아졌다. 윤여표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충북대 총장)은 “포럼에서 나온 콘텐츠가 그저 강연장 속 지식에만 머물면 안 된다”며 “실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도 “포럼 내용을 정리해 정책 제안 보고서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적극 거들었다. 또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포럼에서 소개되는 선진국의 성공 사례나 해법을 총결산하는 랩업(wrap-up) 세션을 둘 것을 제안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