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 경전철이 결국 파산했다. 무리한 승객 수요 예측으로 4년여간 누적된 3600억원대 적자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의 포퓰리즘과 중앙정부의 부실한 관리로 수천억원의 혈세 낭비가 불가피해졌다.

서울회생법원 법인파산21부(부장판사 심태규)는 26일 의정부경전철의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을 선고했다. 부채가 자산보다 현저히 많고,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예상돼 재기 가능성이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2012년 7월1일 개통된 의정부경전철은 4년6개월 만인 지난 1월 3600억원대 누적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조만간 파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파산관재인은 이해관계인들과 협의해 의정부 경전철 운행 기간과 방법 등을 협의하게 된다. 채권자의 채권 신고 기간은 오는 7월11일까지다. 채권자집회는 8월10일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에서 열린다.

공사비 5470억원이 들어간 의정부 경전철은 총연장 11㎞로 발곡~탑석 구간 15개 역을 경유한다. 민간사업자가 건설해 30년간 운영한 뒤 의정부시에 넘기는 ‘수익형 민자사업’이다.

경전철 운행이 당장 중단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의정부시는 판결 직후 “법원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경전철 운행 중단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백승현/이상엽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