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몸짱'?…무리한 복근운동, 탈장 부를 수도
여름휴가 시즌이 가까워오면서 단시간에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야외운동하기 좋은 날씨다 보니 장시간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하며 칼로리를 소모한다. 노출의 계절인 여름을 앞두고 몸매 관리를 위해 피트니스센터 등에서 고강도 인터벌(HIIT) 운동도 많이 한다. 높은 강도의 운동과 낮은 강도의 운동을 반복하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은 노화를 늦추고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칼로리를 소모해 뱃살을 빼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살을 뺀다는 욕심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각종 부상이 생길 수 있다.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부상은 탈장이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골절 등의 부상을 입기도 한다. 등산 중에는 발목 등을 삐끗하는 염좌, 수분 부족으로 인한 탈수 등이 생기기 쉽다. 체중조절 등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부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고강도 근육운동 부상 주의

탈장은 노인성 질환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연령대에 많은 질환이다. 최근에는 탈장 증상을 보이는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무리한 근육운동으로 복부 근막이 손상돼 장이 복벽 밖으로 밀려 나오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근육층인 복벽이 약해져 구멍이 나면서 장이 빠져나오는 증상이다. 복압이 높아지고 복벽이 약해지면 생길 수 있다.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만성변비로 화장실에서 지나치게 힘을 줄 때 복압이 높아질 수 있다.

운동을 하다 생기는 스포츠 탈장은 힘을 많이 쓰고 허리를 자주 굽히는 운동선수에게 많다.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려고 신체 상태에 대한 고려 없이 무리하게 고강도 운동을 하면 생길 수 있다. 민상진 메디힐병원장은 “근력운동은 신진대사를 향상시키고 체중을 줄이는 데 좋지만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면 탈장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복부근육이 당길 정도로 무리하게 복근 운동을 하거나 몸을 비트는 행위를 반복하면 탈장 위험이 커진다. 복막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 원장은 “근력 운동을 할 때 충분히 준비운동을 하고 운동이 끝난 뒤 스트레칭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복부 근막에 갑자기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근력을 키우는 크로스핏 같은 운동을 잘못하면 어깨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고강도 운동을 한 뒤 어깨를 사용하는 것이 불편해 동작 범위가 좁아지고 어깨가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어깨 부위 연골이 파열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방치하면 관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 전후 반드시 스트레칭 등의 준비 운동을 해 몸을 풀어주고 통증이 심하면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전거 타기는 골절 위험

날씨가 좋아지면서 야외운동을 하는 사람도 많다. 자전거 타기 운동이 인기를 모으면서 동호회 등에 가입해 여러 명이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혼자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 둔치 등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다. 이맘때면 자전거 사고로 부상을 입고 병원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도 늘어난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센터에서 응급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전거 사고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4~5월부터 급증했다.

자전거 사고로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머리 무릎 팔 등이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팔이나 다리 등으로 땅을 짚다 골절상을 당하는 사람이 많다. 찰과상, 타박상 등도 흔한 부상이다. 자전거 사고는 잘못하면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인구 10만 명당 자전거 승차 중 사망자 수는 0.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4명보다 1.25배 많다. 자전거를 탈 때는 머리와 팔꿈치, 무릎 등에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기분이 좋다고 지나치게 속도를 내는 것은 금물이다. 차량이나 다른 자전거, 보행자 등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박종민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외과 전문의는 “장시간 자전거를 탈 때는 중간에 휴식시간을 꼭 둬야 한다”며 “더운 날에는 수분 보충과 화상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비교적 안전한 운동으로 알려진 등산도 각종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무리하게 산을 타며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증이 생길 수 있다. 초보 등산자들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해 물도 마시지 않고 산을 오르다 탈수증을 겪기도 한다. 탈수증이 생기면 손발이 저리는 근육통이 생기고 심한 갈증을 호소하며 맥박이 빨라진다. 두통 구역질 등도 생긴다.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등산 중 땀을 많이 흘려 생기는 수분 결핍성 탈수증과 염분 부족 증상인 저나트륨증은 체액과 염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보다는 식염수나 스포츠음료 등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산에서 내려올 때 걷는 속도가 빨라지면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찰과상, 발목염좌, 무릎연골 손상 등을 입기 쉽다. 등산 중 골절도 발생할 수 있다. 하산 시 일정한 보폭을 유지해 천천히 안전하게 내려와야 한다. 발바닥 전체로 땅을 디딘다는 생각으로 신중히 걸음을 옮기고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무릎을 살짝 구부려 부담을 줄여야 한다.

탈장, 골절 증상 있으면 의료기관 찾아야

고강도 근력 운동 등으로 탈장이 생기면 서서 배에 힘을 줄 때 사타구니나 배꼽 부위가 작은 풍선 주머니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온다. 해당 부위를 누르거나 누우면 튀어나온 부분이 들어간다. 증상을 방치하면 튀어나온 부위가 계란 크기만큼 커져 손으로 누르거나 누워도 없어지지 않는다. 탈장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기침을 하거나 대변을 볼 때 배 속에서 압력이 느껴지는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민 원장은 “빠져나온 장이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에서 방치되면 장기가 썩어 장을 자르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하다 찰과상 타박상 등이 생겼다면 깨끗한 물로 씻어 이물질을 제거해 세균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피가 난다면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로 상처 부위를 압박해야 한다. 거즈가 아니라 소독솜을 사용하면 솜의 가느다란 털이 상처 부위의 분비물과 엉겨 붙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골절이 의심된다면 주변에서 단단한 나뭇가지나 등산지팡이 등을 구해 골절 부위를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골절 부위를 원상태로 돌려놓으려고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칫 골절이 생긴 곳 주변의 근육 혈관 신경 등을 더 손상시킬 수 있다. 골절 직후 냉찜질은 도움된다. 혈관을 수축시켜 부러진 뼈 주변에서 생기는 출혈을 줄이고 통증을 덜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이송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박종민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외과 전문의, 민상진 메디힐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