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첫 직선제 총장 김혜숙
김혜숙 철학과 교수(63·사진)가 이화여대 16대 총장에 선출됐다. 1886년 이화여대 개교 이래 교수·학생·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이 뽑은 첫 직선제 총장이다. 정유라 부정입학 논란으로 최경희 전 총장이 불명예 퇴진한 뒤 7개월여 만이다.

이화여대는 25일 결선투표에서 김혜숙 교수가 57.3%, 김은미 국제학과 교수(59)가 42.7%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학교법인인 이화학당 이사회에서 26일 최종 승인이 나야 하지만 학교 구성원의 총의가 반영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김혜숙 교수는 지난 24일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2위인 김은미 교수와 이날 결선투표를 치렀다.

이화여대 총장 선출은 그간 간선제로 치러졌다. 1990년 직선제를 시행하긴 했지만 교수에게만 투표권이 있었다. 학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한 직선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거권자 1명의 표 가치는 교수 1표, 직원 0.567표, 학생 0.00481표, 동창 0.025표로 환산했다.

학내에선 신임 총장에 거는 기대가 높다. 김혜숙 교수는 최경희 전 총장 퇴진의 계기가 된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사태에서 반대파로 활약했다. 교수사회 여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미래라이프대학 사태 당시 경찰에 진압당한 학생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