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3일 개인 사업자들을 돕는 ‘프로젝트 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3일 개인 사업자들을 돕는 ‘프로젝트 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개인 사업자들을 유치해 추진하고 있는 쇼핑 사업만으로는 적자예요. 네이버 플랫폼으로 사업하는 사장님이 많아지면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올려야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3일 부산 해운대에 문을 연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개인 사업자들을 돕는 ‘프로젝트 꽃’을 소개했다. 그는 “지역 상권을 풍요롭게 했던 작은 가게들이 대형 자본에 밀려 자취를 감추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막는 게 이 프로젝트의 목표”라며 “개인 사업자들이 소자본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도록 네이버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사업자들을 위한 네이버의 비즈니스 플랫폼은 다양하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 수 있는 공간인 ‘스토어팜’, 개성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네이버를 통해 알릴 수 있는 ‘쇼핑윈도’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네이버를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개인 사업자는 30만 명에 이른다. 국내 자영업자(479만 명) 중 6%에 해당한다. 네이버 안에 쇼핑몰을 둔 사업자만 따져도 1만명이 넘는다.

네이버가 개인 사업자에게 받는 수수료는 매출의 2% 선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 중 절반은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 페이’ 포인트 등으로 되돌려주다보니 서버 유지 비용을 뽑는 것도 빠듯하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수수료를 최소화한 것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자리를 굳힌 사업자들이 많아지면 검색광고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태계를 먼저 조성하고 수익은 나중에 올린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올해 ‘프로젝트 꽃’의 목표를 지방 사업자를 늘리는 것으로 잡았다. 스토어팜 이용자 중 비수도권 사업자의 비중이 20%에 그치는 등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의 사랑방이자 작업장인 파트너스퀘어를 부산에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파트너스퀘어는 사진과 영상물을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와 강의실 등을 갖춘 지역 거점이다. 네이버에서 활동하는 소상공인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한 대표는 “하반기 중 광주, 내년엔 대전에 파트너스퀘어를 열 예정”이라며 “연간 10만 명 이상이 이 시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소비자의 쇼핑 패턴을 추적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주는 ‘상품 추천서비스’,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결제를 돕는 ‘채팅로봇’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의 온라인 쇼핑은 소비자들이 많이 검색한 상품, 많이 팔린 상품을 보여주는 데 급급했다”며 “독특한 취향을 가진 소수의 소비자와 그 상품을 취급하는 개인 사업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게 네이버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내 포털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국내 대표 검색 서비스 중 하나였던 엠파스의 창업 멤버로 합류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네이버에 합류한 이후에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회사의 분위기를 크게 바꿔나가고 있다.

부산=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