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민차’ 제조기업 프로톤이 중국 지리자동차에 팔린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프로톤의 모회사 DRB-하이콤그룹이 프로톤 지분 49%를 지리차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리차는 프로톤 자회사인 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 지분 50~75%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차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서 유일한 자동차 생산기업인 프로톤을 인수해 동남아 전체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에 따르면 내년부터 10개 회원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무관세로 역내 수출입이 가능하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과 르노도 지난 2월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지리차에 밀렸다.

프로톤은 1983년 당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주도로 설립됐다. 1990년대 한때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의 74%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세안 시장을 석권한 일본 자동차 기업에 밀려 지난해 자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15%로 떨어지면서 해외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해 초 해외 투자를 유치한다는 조건으로 2억8200만달러(약 3176억원)의 구제금융을 연장했다.

지리차는 2010년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한 데 이어 영국 로터스 지분까지 확보함으로써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