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 도시바반도체 인수가격 2조엔 제시

일본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수뇌부 회동을 통해 반도체 메모리 매각을 둘러싼 마찰을 해소하는 방안을 다시 논의한다.

WD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가로 2조 엔(약 20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웨스턴 디지털의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가 24일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두 CEO의 회동은 지난 10일에 이어 2번째로 이뤄지는 것이다.

WD는 도시바가 추진하는 반도체 부문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을 중단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어 2차 회동에서 대립이 원만히 해소될지 주목된다.

밀리건 CEO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쓰나카와 사장은 "WD가 매각 절차의 중지를 요구할 법적 근거는 없다"며 맞서왔다.

이 때문에 1차 수뇌부 회동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바 있다.

1차 회동이 결렬되자 WD는 지난 15일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에 중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도시바는 입찰 예상 기업들이 동요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WD에 중재 신청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으로 접촉을 타진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WD는 도시바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미에현 욧카이치의 반도체 메모리 공장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한 양보를 검토하면서 도시바 측과의 타협을 찾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타협이 이뤄진다면 매각 절차가 진전을 볼 가능성이 있지만 2차 회동이 결렬로 끝난다면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을 통해 회사를 재건한다는 도시바의 구상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WD가 도시바 메모리를 2조 엔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WD가 1조5천억엔 상당의 우선주를 매입하고,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5천억엔 상당의 보통주를 매입하는 형태의 인수제안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WD는 특수목적회사를 세워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고, 나중에 보통주에 대한 소유권도 넘겨받겠다는 구상이다.

교도통신은 WD의 이런 인수제의는 반독점 규제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시바는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이 율 기자 jsmoon@yna.co.kr,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