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의 대형 실내 체육관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22일(현지시간) 일어난 폭발 사고로 다친 사람들이 부축을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가디언홈페이지 캡처
영국 맨체스터의 대형 실내 체육관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22일(현지시간) 일어난 폭발 사고로 다친 사람들이 부축을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가디언홈페이지 캡처
영국 북서부 맨체스터의 대형 실내 체육관인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22일(현지시간) 폭발 사고가 일어나 22명이 숨지고 5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폭발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영국 경찰은 이날 밤 맨체스터 남부에서 23세 남성 한 명을 체포했다. 이안 홉킨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서장은 앞서 이번 테러가 자살폭탄 테러범 한 명의 범행이었으며 테러범은 ‘사제 폭발장치’를 터뜨린 뒤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테러범은 22세 아랍계 남성인 살만 아비디로 밝혀졌다.

이번 테러는 52명이 사망한 2005년 7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런던 지하철테러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맨체스터 아레나에선 미국 유명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 후 관객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무렵 출입구 부근 매표소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공연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맨체스터 아레나는 수용인원 2만1000명 규모의 유럽 최대 실내 체육관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생존자 사이에서 “너트와 볼트가 사방으로 튀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못 폭탄(nail bomb)’ 사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못 폭탄은 못과 나사 등 파편을 옷에 숨긴 뒤 폭발시켜 살상하는 자살폭탄 방식 중 하나다.

다음달 8일 조기 총선을 앞둔 영국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경찰이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지만 아직 신원을 발표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름을 앞둔 총선 유세 일정을 중단한 메이 총리는 맨체스터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S는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칼리프국가(IS를 가리킴)의 병사가 군중 사이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IS는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