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합병비율 신동빈에 유리" 신동주, 롯데주총 금지 가처분소송… 지주사 전환 제동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합병비율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유리하게 산정됐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법무법인 바른은 22일 신 전 부회장을 대리해 최근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분할합병절차를 개시한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금지 등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26일 지주회사 전환을 목적으로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이를 합병하는 방식의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쟁점은 롯데쇼핑 합병가액의 적정성이다. 롯데쇼핑이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23만1404원으로 공시했는데, 이것이 회사의 본질 가치 86만4374원의 27%에 불과하다는 게 신 부회장 측 주장이다. 롯데쇼핑이 투자사업 부문이 86만4374원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분할합병 반대 주주에게는 23만1404원이라는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신 부회장 측은 처분신청서에서 “잘못된 기업 가치 평가로 인해 롯데쇼핑 주주들은 공정가치보다 많은 지주회사의 주식을 배정받고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주주들은 지분율이 감소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 지분율이 13.51%(425만2901주)로 4개 지주전환사 중 가장 높다.

바른은 “합병가액의 문제점을 검토하려고 관련 평가보고서와 회계장부 등을 롯데그룹에 요청했지만 아무런 자료도 받지 못해 분할합병 승인 주주총회 개최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합병가액은 관련 법에 따라 제3의 평가기관인 한영회계법인이 객관적으로 산정한 수치”라며 “롯데가 특정 의도를 갖고 개입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롯데 측은 오는 8월29일 주주총회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10월1일 분할합병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