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7월3일 열기로 했다.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힌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은 현직인 원내대표직에 전념하겠다며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은 전대 준비체제에 들어감과 동시에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당 개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 권한대행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을 고려해 전대 날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마저 자리를 비우고 자기 정치에 몰두한다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며 “제1야당으로서 국회 내 정국 대응의 중요성이 막중한 만큼 원내대표로서의 책무에 전념하겠다”고 말해 차기 당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전대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당권을 거머쥘 당내 중진급 인사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미국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선후보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본인은 당권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 개혁의 필요성을 매일같이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대선 과정에서 확실히 인지도를 쌓은 홍 전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홍 전 후보가 대권 도전에 실패한 지 한 달도 안 돼 당권에 도전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당내 분위기도 있다. 이 때문에 중진의원 가운데서 출마자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홍문종 원유철 유기준 의원과 김태호 전 최고위원, 비박(비박근혜)계는 나경원 한선교 의원이 당권 주자로 꼽힌다.

한국당은 전대 준비체제와는 별도로 대선 패배 원인 분석과 향후 정국 대응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당 소속 현역의원과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참석하는 연찬회를 다음달 1~2일 이틀간 열고 당 진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중앙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대선 패배 분석과 관련한 보고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신임 각료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화력’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강한 야당의 면모를 보이며 원내 제1야당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정 권한대행은 “당내에 청문회를 대비할 총괄특별위원회를 두고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해 제보를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