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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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싣고 온 미국발 탄핵 리스크가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박스권을 돌파한 코스피는 숨을 고르며 방향을 탐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악재에도 코스피가 신정부 효과와 탄탄한 기업 실적을 딛고 추가 상승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등 정치적 사건이 혼재될 것이나, 코스피의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주와 같이 하락폭을 만회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이 불거지면서 18일 장중 2267포인트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내 하락폭을 만회하며 한 주간 0.1%포인트 상승 마감했다. 같은 기간 미국 뉴욕 증시의 S&P500지수가 0.4%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 연구원은 "4월 중순 이후 코스피는 직전 4주간 6.9% 급등해 단기 상승 부담이 작용할 수 있었지만 상승추세를 유지했다"며 "기업들은 1분기 총 48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증명해보였고, 2분기 이익 전망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분기 깜짝 실적이 반영되며 기업들의 올해 연간 이익전망치는 4월 이후 4.4% 상향 조정됐다. 1분기 확정실적 반영분을 제외한 2분기 이후의 전망치도 4.2% 늘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망치 기준 2분기 증시전체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더 높게 예상되고 있다"며 "전년과 비교한 증감률 또한 두 자릿 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실적이 추정치를 다소 밑돌더라도, 이익의 수준이 높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들도 호재다. 일찍이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 기업 지배구조 개혁, 주주친화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GS홈쇼핑 등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소각, 기업 분할, 배당 확대 등을 이유로 코스피 수익률을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재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관심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확산을 통한 기업의 요구수익률(COE) 하락, 재벌개혁을 중심으로 한 경제민주화 정책 확립 등을 통한 국내 증시의 재평가"라며 "코스피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0.6배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재평가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초점]코스피, 트럼프 리스크 딛고 "더 간다"…주목할 업종은?
코스피 추가 상승의 수혜는 IT(정보기술)와 지주사주, 소비재 업종이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으로 소비자의 실질구매력이 늘어난 점이 IT와 소비재업종에 긍정적"이라며 "특히 IT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큰 흐름에서 투자 모멘텀(동력)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청와대가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한 데 이어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하면서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 개혁 의지, 경제민주화 방향성이 뚜렷해졌다"며 "주요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과 기업가치 재고가 이루어진다면 이에 따른 수혜를 모회사인 지주회사가 골고루 누릴 것"으로 판단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