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보험연도대상] 보험왕은 역시 달랐다…진솔한 소통으로 '1등 영업'
[2017 보험연도대상] 보험왕은 역시 달랐다…진솔한 소통으로 '1등 영업'
올해 주요 보험사에서 연도대상을 받은 설계사들은 예년 수상자와 차별화되는 공통점이 있다. 최고의 영업실적을 자랑하는 이들이지만 ‘무리한 영업’을 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신 두 가지 원칙을 충실히 이행했다. 고객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찾고, 영업할 때는 고객이 상품을 다 이해하기 전까지는 가입을 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협생명 ‘보험여왕’에 오른 지준옥 강릉지점 팀장은 ‘1일 2인’ 원칙을 세우고 일을 한다. 시간에 쫓겨 상품을 설명하면 불완전 판매 우려가 크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는 여태까지 연도대상만 일곱 번을 받았다. 동양생명의 장금선 경기사업단 새중앙지점 설계사는 본인이 가입한 보험증권을 들고서 고객을 만난다. 자신의 보험 가입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상품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가 보험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연도대상 수상자들은 “지속가능한 영업을 하려면 고객이 가입한 뒤 후회하지 않는 상품을 팔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도대상 수상자들이 유치한 보험 가입자 가운데 계약을 1년 이상 이어가는 비율은 90% 이상이었다. 물론 실적은 기본이다. 이들은 연간 수십억~수백억원의 수입보험료(매출)를 올려 회사에 기여한다.

스타 보험설계사들은 한 해 수입의 30~50% 정도를 다시 고객을 위해 사용한다. 호텔에서 재테크 세미나를 열고, 자신만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애쓴다.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좀처럼 떠나지 않을 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주는 선순환이 이어지는 이유다.

올해 수상자 가운데는 ‘스토리’가 있는 이들이 많았다. 문근갑 메리츠화재 진주본부 설계사는 전국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씨름 선수 출신이다. 평범한 주부였던 정연순 KB손해보험 설계사는 사업을 하던 친척의 빚보증을 섰다가 채무 상환을 위해 보험 영업을 시작했다. 그는 서울 동대문 시장상인들에게 새벽 2시부터 공짜신문 200부를 돌리면서 밑바닥을 다졌다. 정 설계사가 지난해 올린 매출은 42억원, 관리 고객은 4000명이 넘는다.

상당수 스타 설계사는 개인에 이어 법인 및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보험 영역을 넓혔다. 미래에셋생명 보험왕에 오른 고정희 인천주안지점 보험설계사(전무대우)가 대표적이다. 현재 그가 관리하는 고객 중 95% 이상은 법인이다. 중소기업 CEO들에게 자금조달 및 운영, 인사, 노무, 세무, 리스크 관리 등 전반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그가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업 CEO는 300여 명에 달한다.

이 같은 스타 보험설계사에 대한 보험사들의 대우도 특별하다. 해외여행 상품권, 호텔 상품권, 주유비, 해외 연수자금 등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차량과 별도 사무실, 비서를 지원하는 보험사도 있다. 회사를 대표하는 설계사들이 영업에만 집중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주요 보험사는 보험왕 등 실적이 좋은 설계사를 위해 ‘클럽회원제도’도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 ‘챔피언스 클럽’, 한화생명 ‘에이스 클럽’, 교보생명 ‘FP 리더스 프라임 클럽’, 미래에셋생명 ‘프리미어 클럽’ 등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왕이 거둬들이는 초회보험료, 계약유지율, 고객만족도 등은 다른 설계사들의 목표가 된다”며 “언젠가 연도대상을 받을 수 있다는 꿈을 꾸는 설계사가 많을수록 회사 실적은 좋아진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