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거물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지난 19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은 미국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DC 상원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매케인 위원장은 미국의 대외 군사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상원 군사위원장이어서 그 발언에 무게감이 실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우리가 왜 사드 배치 비용을 내야 하느냐”면서 “사드는 세계 최고의 방어시스템으로 한국을 보호해 주는 만큼 한국이 비용을 내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튿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드 비용 미군 부담 원칙’을 재확인했다가 다시 사드 비용 부담에 관해 재협상이 가능하다고 번복해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날 홍 특사에게 “한·미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잘 알고 있고, 같이 잘해나가자”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해서는 “굉장히 화가 나지만 한·미가 힘을 합쳐 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특사를 포함한 특사단 일행은 21일 나흘간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홍 특사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방미 첫날인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국 정부의 대북관과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 등을 설명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