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개인 신용대출 전면중단
산업은행이 개인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중단한다. 2011년 개인 신용대출을 시작한 지 6년 만이다. 개인소비자 대상 사업을 축소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산은 관계자는 “개인소비자에 대한 신용대출 업무를 오는 4분기부터 전면 중단한다”고 21일 밝혔다. 산은은 올 들어 신규 개인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 공식적인 중단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다.

국책은행인 산은이 개인 신용대출에 나선 것은 2011년부터다. 1954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개인 신용대출을 취급한 것이어서 당시 파격적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이는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하던 ‘산은 민영화’의 일환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산은을 KDB금융지주로 재편하면서 정책금융공사(정금공)를 신설해 부실기업 지원 및 구조조정 등 업무를 맡겼다. 대신 산은은 민영화해 투자은행(IB)으로 키운다는 구상을 추진했다. 2011년 당시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개인금융본부를 신설하고 민영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민영화 추진을 백지화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2013년 8월 산은과 정금공의 재통합이 결정됐다. 이후 산은은 개인소비자 대상 사업을 줄이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개인금융본부를 없애고 개인소비자가 가입할 수 있는 예·적금 상품도 축소했다. 개인소비자 대상 정기예금 상품인 ‘다이렉트 하이정기예금’ 금리는 2011년 9월 출시 당시 연 4.5%였다가 현재 1.75%까지 낮췄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도 연 3.5%에서 1.1%까지 금리를 떨어뜨렸다. 두 상품 모두 2014년부터는 ‘다이렉트’라는 이름도 뗐다. 과거 시중은행 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개인소비자를 끌어들이던 전략은 사라졌다.

산은 관계자는 “민영화 흔적은 이미 상당 부분 지웠고 현재는 정책금융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