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데이 매출 포기하고, K팝 공연 여는 골프장
골프장의 ‘골든데이’는 토요일이다. 주간 매출 가운데 많게는 3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요일 비중이 크다. 장사를 잘하는 수도권 18홀 규모 회원제는 약 6000만~7000만원이 토요일 하루에 들어온다. 이 주말 영업을 아예 접고 페어웨이에 무대를 세워 매년 무료 K팝 공연을 펼치는 골프장이 있다. 경기 파주시의 명문 골프장 서원밸리GC(회장 최등규·사진)다.

2000년 가수 3명과 지역 주민 1500여 명으로 시작한 서원밸리의 K팝 공연은 지난해까지 16년을 거치며 가수 20팀, 관람객 4만여 명의 대형 국제행사로 덩치가 커졌다. 코스복구비와 공연 준비 등에 매년 15억원 안팎이 들어가지만 골프장 측은 중단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올해도 어김없이 서원밸리는 초대형 K팝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오는 27일 20여 팀의 인기 가수들이 재능기부 방식으로 출연해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빅스, 구구단, 이특, 유익종, 유리상자, 자탄풍, 김조한, 허각, 정동하, 홍진영, 알리, 박시환 등의 유명 가수들을 주축으로 모모랜드와 보이그룹 MAP6, 스누퍼, 아이즈 등 신예들이 가세했다. 공연은 오후 6시부터지만 낮 12시부터 가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캘러웨이 장타대회, 퍼팅대회, 어프로치샷 경연대회 등 사전 이벤트가 먼저 열린다. 골프장 코스 곳곳에서는 씨름대회, 4행시 짓기, 사생대회, 페이스 페인팅, 연날리기 등 어린이 행사도 함께 열린다. 관람객들은 추첨을 통해 고급 자동차, TV, 골프용품 등 1억원어치의 경품도 타갈 수 있다.

간단한 식음료 등을 팔아 번 돈도 모두 파주 보육원,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본부 등에 성금으로 보낼 예정이다. 앞서 열린 행사로만 5억원을 기부했다.

이석호 서원밸리 대표는 “5년 전부터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남미, 유럽에서까지 그린콘서트를 보러 오는 원정팬들이 크게 늘었다”며 “지역사회 공헌 차원에서 시작한 작은 콘서트가 글로벌 한류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원힐스는 이날 9개홀(동코스)을 행사용 주차장으로 개방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