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처 아우르는 '인사이트' 발휘 기대"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기획재정부 출범 이후 '예산통' 경제관료로서 사실상 처음 경제수장에 오르는 셈이 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기재부로 통합한 이후 한국 경제수장에는 주로 예산 라인이 아닌 경제정책이나 금융쪽 인사가 중용돼 왔다.

21일 관가에 따르면 김 총장은 상고 졸업 후 주경야독 끝에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해 이듬해 3월 예산을 다루는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김 총장은 이후 기획예산처에서도 산업재정기획단장, 재정정책기획관 등 예산 관련 업무를 주로 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합쳐진 이후에도 그는 예산 업무를 계속했다.

2011년에는 기재부 예산실장을 지냈으며, 2012년에는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 2차관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가 일부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이러한 김 총장의 예산 중심 경력 때문이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해 기재부가 출범한 이후 수장은 예산이 아닌 경제정책, 금융, 세제 등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관료들이나 학계 출신이 임명됐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강만수 전 장관, 윤증현 전 장관, 박재완 전 장관이 그랬다.

박근혜 정부의 현오석 전 부총리, 최경환 전 부총리도 경제기획원 근무 경험이 있거나 예산 관련 업무를 한 적이 있지만 김 후보자처럼 예산 업무를 두루 거친 뒤 우리나라 전체 예산을 책임지는 예산실장이나 2차관을 지내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번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도 경제정책이나 금융 등 현안이 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경제수장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김 총장이 내정되면서 기재부로 합쳐지고서 사실상 첫 예산통 출신 경제수장이 나오는 셈이다.

통념을 깬 인사를 했다는 평이 나온다.

첫 예산통 경제수장인 만큼 기재부 내부에서는 김 총장이 전 부처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성공적인 임기를 보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김 총장이 예산통이지만 재정·기획·금융 등 다양한 업무를 총괄했고, 이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맡은 경험 등이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과장급 직원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나 복지 문제 등을 보면 최근 사회 현안은 경제나 비경제를 명확히 나누기가 어렵다"며 "전 부처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