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초고층 스카이라인 서울숲세권 '강북 부촌'
고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서울숲 일대에 이달 말부터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입주와 분양이 이어진다. 두산중공업이 호텔식 생활서비스를 강조해 지은 ‘트리마제’의 입주가 이달 말 시작되고 대림산업은 부유층을 겨냥해 고급 아파트로 설계한 ‘아크로서울포레스트’를 다음달 분양한다. 새로운 단지 입주와 분양을 앞두고 기존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고급단지 속속…부촌 옷 입는 ‘서울숲세권’

두산중공업이 지은 트리마제는 서울숲 남단 한강변에 있다. 오는 30일 집들이를 시작한다. 입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활서비스 제공을 계획하고 있는 단지다. 컨시어지 센터 직원들이 세차, 주차, 세탁, 청소 등을 대행한다. 지상 47층으로 지어져 고층 가구는 한강이 발아래 펼쳐진다. 2014년 분양 당시 분양가는 최고 42억8000만원이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평균 1억5000만~2억원의 분양권 웃돈이 붙어 있다”며 “조망권이 좋은 곳은 최고 3억원을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분당선 서울숲역 바로 앞인 뚝섬지구 특별계획3구역에선 대림산업이 다음달 아크로서울포레스트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91~273㎡ 280가구 규모로 지상 49층, 2개 동이 지어진다. 단지 안에 대규모 상업·문화시설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프레임이 없는 3면창, 최고 3.3m 높이의 천장 등 일조량과 개방감을 높인 설계를 적용한다. 부동산업계는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최고 5000만원대 초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남단엔 부영주택이 관광호텔과 주상복합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상 47층 높이에 1107실을 갖춘 관광호텔 1개 동과 주상복합아파트 2개 동이다. 이 단지까지 완공되면 10년 전만 해도 나대지 투성이었던 서울숲 일대에 초고층 스카이라인이 그려진다.

상전벽해는 2011년 시작됐다. 한화건설이 ‘갤러리아포레’를 지으면서다. 서울숲과 마주한 이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4390만원에 달해 분양 당시 미분양 우려가 나왔지만 완판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배우 김수현, 가수 지드래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유명 인사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숨에 강북을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로 떠올랐다.

성수동 서울숲 일대에 초고층·고급 단지들이 밀집하는 이유론 두 가지가 꼽힌다. 강남 접근성과 조망권이다. 성수대교를 건너면 바로 압구정동이 나오고 영동대교를 건너면 청담동이다. 강남에 생활권을 둔 이들에겐 ‘강북 속의 강남’이다. 숲과 강을 동시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아파트는 강남 한강변에도 흔치 않다.

이 같은 단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인근 성수전략정비구역(성수동1·2가 강변북로 일대)이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층고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일반주거지역에 건설되는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공공성 재편 계획을 추진할 당시 정비계획심의를 통과했다. 부지의 25~30%를 기부채납하면 50층 이상 지을 수 있다.

○아파트값 쑥쑥…랜드마크 효과까지

서울숲 랜드마크 단지가 성수동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수동1가 B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시세가 서울숲 고급 단지 조성을 기점으로 오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투자 목적의 매수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매도자들이 내놨던 아파트를 거두고 추가 상승을 기다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숲 맞은편 ‘한진타운’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5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5년 동안 2억원이 올랐지만 이 가운데 1억3000만원은 1년 사이 붙은 웃돈이다.

서울숲 인근 성수동1가 다른 아파트 단지도 최근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림로즈빌’ 전용 84㎡는 5억9500만원(2012년 4월)에서 7억1000만원(2017년 4월)으로 5년 동안 1억1500만원 올랐고 최근 1년 상승폭은 8000만원이다. ‘강변건영’ 전용 84㎡ 거래가 역시 5억3000만원(2012년 12월)에서 8억5500만원(2017년 4월)으로 3억2500만원 올랐지만 절반인 1억6600만원의 웃돈은 1년 사이 붙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