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Made in Japan'…한국은?
해외에 공장을 둔 일본 제조업체들이 속속 자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생산비용 절감과 현지화를 명분으로 앞다퉈 외국으로 공장을 옮겼다가 유턴하는 추세다. 현지 인건비가 급등해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일본 경제산업성의 ‘제조업 현황과 당면과제’ 조사자료에 따르면 해외에 공장이 있다고 응답한 834개 기업 중 98개(11.8%)가 지난해 생산시설을 일본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98개 기업 중 66.2%는 중국과 홍콩에 있던 생산설비를 이전했다. 이어 태국(8.5%) 베트남(4.3%) 인도네시아(4.3%) 등에 뒀던 공장을 옮겨왔다.

일본 기업들의 유턴은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집권하면서 크게 늘어났다. 대기업 중에서는 캐논 카시오 파나소닉 샤프 등이 해외 생산시설을 일본으로 이전했다. 2013년 59.3%이던 일본 제조업의 해외투자 비율은 지난해 43.8%까지 떨어졌다.

아베 정부는 인건비 상승 등 해외 현지 사정이 나빠지자 발 빠른 지원에 나섰다. 대대적인 엔화 약세 정책을 시행하고, 법인세율을 인하했다. 법인세율은 2013년 36%대에서 32.11%로 낮췄다.

한국 정부도 해외로 나간 기업에 대해 2013년부터 유턴을 유도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못 내고 있다. 회귀를 타진한 기업이 최근 3년간 80여 곳에 달했지만 실제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43개에 불과하다.

수도권 진입 규제, 강성 노조, 고임금·저효율에 막혀 오히려 유턴을 후회한다는 목소리마저 들린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