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섬 초등학생들이 KT가 구축한 기가인프라를 활용해 원격 수업을 받고 있다. KT 제공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섬 초등학생들이 KT가 구축한 기가인프라를 활용해 원격 수업을 받고 있다. KT 제공
KT의 기가스토리 사업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했다. 기가스토리 사업은 기가 통신망 인프라에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을 적용해 도서·산간지역 주민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생활 환경을 개선해주는 공유가치창출(CSV) 프로젝트다.

KT는 지난달 27일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섬에서 ‘방글라데시 기가 아일랜드’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은 서울 광화문 KT사옥과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 기가 아일랜드가 구축된 모헤시칼리섬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황창규 KT 회장은 3각 화상 통화를 통해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 주나이드 아미드 팔락 ICT부 장관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기가스토리 사업은 2014년 10월 전남 신안군 임자도를 시작으로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대성동마을, 인천 옹진군 백령도, 경남 하동군 청학동, 인천 강화군 교동도 등 다섯 곳에서 진행됐다. 해외에서 기가스토리 사업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헤시칼리섬은 벵골만 남서쪽에 있는 인구 약 30만 명의 작은 섬이다. KT는 이곳 세 개 유니언(행정구역)과 2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5개월간 통신환경을 개선했다.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로 광케이블 시공 없이 기가급 인터넷을 제공하는 무선 통신 액세스 기술인 ‘기가 마이크로 웨이브’를 적용했다.

섬 내부는 구리선을 통해 기가급 속도를 구현하는 ‘기가 와이어’ 기술을 적용해 최대 100Mbps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모헤시칼리섬 초등학생의 원격 교육을 위해 12개 교육기관에 화상회의 솔루션인 케이박스(K-Box)를 보급했다.

KT는 의료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모헤시칼리섬에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방글라데시 보건부의 원격 의료 정책과 보조를 맞춰 모헤시칼리섬 의료진은 KT가 공급한 모바일 초음파기와 모바일 소변진단기를 헬스케어 플랫폼과 연동해 주민들의 건강을 진단하고 관리한다.

KT는 올 상반기 연세의료원과 디지털 헬스케어 고도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추가 도입하고 모헤시칼리 보건소, 콕스바자라의 지역병원, 다카의 상급병원 간 의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인프라를 갖추면 상급병원, 지역병원 의료진은 보건소 진단 결과를 실시간 공유해 원격 진료할 수 있다.

KT는 방글라데시 기가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위해 2016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방글라데시 ICT부 및 국제이주기구(IOM)와 3자 간 협약을 맺었다. 같은해 5월에는 팔락 장관이 임자도 기가 아일랜드를 방문해 기가 아일랜드 구축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현지 비영리단체도 힘을 보탰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