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게임과 국악의 만남'…생활 속으로 찾아온 게임 음악
게임음악에 국악을 접목한 이색 음악회가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하철역 광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성남시는 게임문화에 대한 공감대와 관심 확산을 위해 이날 오후 7~9시 분당구 야탑광장에서 ‘게임&국악 음악회’(사진)를 열었다. 일반 시민, 게임 이용자, 게임회사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NHN엔터테인먼트, 웹젠 등 판교 테크노밸리 소재 6개 게임 기업이 개발한 게임 음악이 연주됐다. 43인으로 구성된 성남시립국악단, 게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플래직(FLASIC)이 해당 게임 음악을 우리 가락으로 편곡해 연주했다. 게임 주제곡이 클래식, 오케스트라로 연주된 적은 있으나 국악을 접목해 음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일게이트의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소울워커’ 메인 테마곡 연주로 시작된 이번 행사에서는 총 14곡의 게임 음악이 등장했다. 오프닝 무대를 맡은 플래직은 △메이플스토리의 ‘Start the adventure’ △블레스의 ‘Embers in The storm’ △리니지2의 ‘Call of Destiny’ 등 주요 테마곡을 16인조 오케스트라 곡으로 재편성해 연주했다.

이어 성남시립국악단은 △메이플블리츠엑스(넥슨)의 메인 주제곡 ‘바람이 전해준 이야기’ △블레이드앤소울(엔씨소프트)의 배경음악 ‘자작나무 숲, 바람이 잠든 곳’ △블레스(네오위즈)의 배경음악 ‘스페셜테마와 하이란 테마’ △소울워커(스마일게이트)의 메인 테마 △게임 음악가 제스퍼 키드가 작곡한 뮤 레전드(웹젠)의 주제곡 ‘The Battlefield of Memory’ 등 8곡을 국악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성남시립국악단과 플래직 이외에도 넥슨 사운드팀 보컬 ‘은토’, 5인조 국악 재즈단 ‘재즈뮤직 코리아’, 성남시청소년재단 ‘리얼 오브 더 팝(ROPT)’ 팝핀팀이 협연했다.

사회자 해설과 함께 게임 속 화려한 영상이 무대 배경으로 펼쳐졌다. 거문고, 가야금, 북, 아쟁, 해금, 대금, 피리, 소금 등 국악기가 총동원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6개 게임 기업은 관객들에게 게임사전, NC프로야구단 모자 등 기념품을 지급했다.

류진열 성남시 창조산업과장은 “게임이 문화로 자리잡는 것이 국내 게임업체들이 고민해야 할 과제”라며 “다양한 융합을 시도해 대한민국 고유의 게임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이번 음악회에 참여하는 6개 기업 외에도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등 온라인·모바일 게임기업이 자리잡아 국내 게임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 8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5조1000억원이다. 이는 국내 전체 온라인·모바일 게임 매출 7조2000억원의 71%에 해당한다.

넥슨 관계자는 “익숙한 게임 음악을 국악으로 들으니 처음 듣는 곡처럼 새롭게 다가왔다”며 “이런 연주회를 자주 열어 게임문화 인식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