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스승의날인 15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을 인정하는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 또 공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공직자는 정규직, 비정규직 등 신분과 관계없이 순직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세월호 참사 후 3년이 지났으나 김초원·이지혜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두 분의 순직을 인정함으로써 스승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초원·이지혜 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담임교사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4층 선실로 내려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정규직 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인사혁신처는 이날 문 대통령 지시와 관련, 공무원연금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초원 씨 부친 김성욱 씨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김 교사의 부친 김씨는 청와대 비서관이 이날 오후 4시20분께 먼저 전화를 건 뒤 곧바로 문 대통령을 바꿔줬다며 문 대통령은 “세월호 기간제 선생님들도 담임교사로서 학생들을 인솔했는데, 순직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약 5분간의 전화 통화에서 “공공부문에 있는 비정규직들도 공무 수행 중에 사망하면 순직으로 인정받게 하겠다”며 “3년 동안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이제 추스르시고, 열심히 살아달라고 위로했다”고 김씨는 밝혔다. 김씨는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까지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전화를 받는 순간 감격스러워서 계속 울었더니 대통령이 ‘울지 말라’고 말하더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남고 은사인 이희문 씨(84)에게도 전화를 걸어 안부 인사를 했다. 이씨는 문 대통령의 경남고 19년 선배이자 생물 과목을 가르쳤다. 문 대통령이 고3 때 소풍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것을 당시 알게 된 뒤 이씨는 “문재인이, 막걸리나 한잔 할까”라고 놀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비서진을 통해 전화 연결을 하려고 했지만 이씨는 한사코 통화하지 않으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간신히 이씨와 통화했다. 이씨는 “공무에 바쁜 대통령이 왜 전화를 하느냐”면서 문 대통령을 야단쳤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