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경중공업이 만든 핵융합실험로장비 프랑스로 운송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조립에 필요한 대형 장비가 경남 창원에서 만들어져 프랑스로 이송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김기만)는 11일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태경중공업(대표 이수태)에서 ITER 부조립장비(SSAT·사진) 제작 완료 및 출하 기념식을 열었다.

높이 23m, 무게 900t에 달하는 이 장비는 ITER 장치의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와 초전도 코일 등을 동시에 조립하는 데 필요한 구조물이다.

ITER에 들어갈 주요 장치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7개 참여 회원국이 개별 제작한 뒤 프랑스로 옮겨 조립·설치한다. SSAT가 도착해야 ITER 장치의 핵심 부품을 조립할 수 있다.

태경중공업은 지난해 12월 국가핵융합연구소로부터 520만유로(약 65억원) 규모의 ‘ITER 섹터 SSAT 현지 설치공사 및 테스트’ 사업을 수주했다. 앞으로 SSAT 두 대를 프랑스로 운송한 뒤 2년 동안 ITER 조립 빌딩 내에 설치하고 800t 규모의 하중시험용 장비를 이용해 각종 테스트를 수행한다.

심무석 태경중공업 부장은 “국내에서 만들어 ITER 건설현장으로 운송하는 최초의 대형 구조물이자 한국이 ITER 국제기구로 조달하는 첫 번째 대형급 화물”이라고 소개했다.

장비 운송은 국내에서는 신지로지텍, 프랑스 현지는 ITER 사업의 전 세계 물류를 담당하는 업체(DAHER)가 공조해 진행한다. 오는 14일 부산신항을 출발해 6월 말 프랑스 마르세유항에 도착한 뒤 카다라슈 지역에 있는 ITER 건설 현장으로 운송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국내 기업인 SFA와 함께 2011년부터 SSAT 개발에 착수했다. 2015년 6월 SSAT 설계를 완료한 뒤 태경중공업이 제작에 들어가 지난달 마무리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