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는 단순히 주거공간 공유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지향적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영화 관람이 취미인 1인 가구가 모여 사는 공유주택 ‘우주’.
셰어하우스는 단순히 주거공간 공유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지향적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영화 관람이 취미인 1인 가구가 모여 사는 공유주택 ‘우주’.
셰어하우스는 청년 주거 문제와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따라 등장했다. 수요자는 셰어하우스를 통해 기존 주택유형보다 더 나은 주거환경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주하게 됐다. 공급자는 기존 주택상품을 대체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가능하다. 셰어하우스 시장은 이제 열리기 시작했지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안정적 주거 대안으로서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디벨로퍼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셰어하우스의 지속적인 혁신과 시장 창출을 위한 발전 방향이다.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확장하고 있고 공간공유 시장 또한 확대되고 있다. 1인 가구, 밀레니얼 세대, 디지털노마드를 중심으로 공유 기반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개인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안으로써 공간 공유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 이와 함께 주거공간 공유는 룸셰어(room share), 셰어하우스(share house), 코리빙(co-living) 공간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주거공유에서 관계지향으로 발전

주거공간 공유는 주거비용 절감을 위한 경제적인 이유에서 시작됐다. 한국보다 주거공간 공유를 먼저 경험한 일본, 유럽,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주거공유 방식은 비용 절감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지향적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입주자 간 소통을 활발히 하고, 함께 거주함으로써 창출될 수 있는 삶의 만족에 초점을 맞춰 장소와 사람을 공유한다.

일본 셰어하우스는 특정 콘셉트를 기반으로 비슷한 취미 또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 모여 살 수 있도록 운영되기도 한다. 여행, 아웃도어, 취업 등 공통의 관심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성 소수자, 대학 재수생, 이혼 가정 등을 위한 셰어하우스도 등장했다. 일본 셰어하우스 브랜드 ‘셰어플레이스(Share Place)’는 단순한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혁신을 추구한다. 주거에 머무르지 않고 여행, 일, 모임, 배움 등의 영역에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장소로 바꾸고 있다. 단순 주거공간이 아니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주거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가능케 하는 생활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경험 기반, 문화 기반의 셰어하우스는 복합공간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주거공간과 함께 업무공간, 상점, 쇼룸, 문화공간을 접목해 개발한다. 영국 ‘더 컬렉티브’의 코리빙 공간 ‘올드오크’는 공유공간을 극대화해 레스토랑, 바, 도서관, 게임방, 세탁실 등을 둔다. 이 공간을 통해 피트니스, 공연, 식음 등의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한 공간 임대사업을 넘어서는 새로운 문화 소비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만족시키는 공간 돼야

여가문화공간을 넘어 코워킹과 공동생산을 통한 공유가치 창출을 목표로 발전하기도 한다. 협동과 소셜네트워크가 중심이 돼 개인의 능력과 가치를 공유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해간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작한 ‘로암’은 휴양과 업무, 숙박공간으로 글로벌노마드의 중단기 정주공간이 되고 있다. 이들은 세계 노마드 거점에 코리빙 공간을 열어 세계 어디서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일과 생활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코워킹 공간 ‘위워크’는 단순한 공간 공유를 넘어 멤버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앱(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공간을 떠나서도 유지될 수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주거공간까지 사업을 확대해 다양한 형태의 공유공간을 결합하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 네트워크로 묶어내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안에서 자원을 공유할 때 발생하는 시너지를 업무공간뿐 아니라 주거공간에도 확대하려는 것이다.

셰어하우스는 더 이상 단순 주거공간이 아니다. 주거를 매개로 생활편의시설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개인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 기반으로 사람을 연결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디벨로퍼는 셰어하우스를 단순한 대안적 주거상품으로 바라보는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도시를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

이상욱 < 어반하이브리드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