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텔링] '나라' '오늘' '시작'‥문재인 취임사 3대 키워드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확정일인 10일 정오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당선을 기뻐할 시간도 없이 전임 박근혜 대통령 임기를 곧바로 이어받았습니다.

문 대통령 취임식은 '취임선서 행사'로 단촐했습니다.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짧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치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읊어내렸습니다. 보고 읽을 연설문도 따로 준비하지 않은 듯 했습니다. 수없이 외운 문장을 또박또박 복기하듯 시종일관 앞을 보며 향후 5년의 청사진을 설명했습니다.

총 13분, 3164자 분량. 뉴스래빗은 문 대통령 취임사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전문의 키워드를 분석합니다. 전체 3164자를 1602개 형태소로 쪼갰습니다. 그 중 명사만 추려 '단어 구름(word cloud)'을 그렸습니다. 총 238개 명사에 함축된 문 대통령의 핵심 메시지는 '나라', '오늘', '시작' 3대 키워드에 담겨 있었습니다 !.!

▽ 문재인 취임선서 키워드 '단어 구름(word cloud)'
▽▽ 크기가 클 수록 빈도가 높은 단어
[데이터텔링] '나라' '오늘' '시작'‥문재인 취임사 3대 키워드
# 이런 '나라'
## 경험 못한, 선대가 추구한, 젊은이가 원하는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대통령 연설문에 일반적으로 등장하는 '대통령(31회)', '국민(26회)'이었습니다. 사용빈도가 가장 많지만 관용적 표현이므로 문 대통령 연설의 특수성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나라(10회)'는 3번째로 많이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나라'라는 단어에 촛불 사태를 관통해온 자신의 관점을 담았습니다. '나라'를 포함한 문장 중 "이게 나라냐", "나라를 나라답게"가 특히 눈에 띕니다. '이게 나라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연호한 대표적 정부 비판 문구였습니다. "나라를 나라답게"는 2번이나 반복됐습니다. 전체 '나라' 중 40%를 할애할 만큼 문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를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나라다운 나라'는 무엇일까요. 문 대통령은 남은 '나라' 6회 중 4회에 걸쳐 '나라다운 나라'에 대해 설명합니다. 문 대통령은 초반부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우리의 선대들이 일관되게 추구했던 나라", "젊은이들이 그토록 이루고 싶어 했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책임과 소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말미엔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어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보였습니다.

# '오늘' '시작'
## 문재인이, 국민이, 대한민국이


문 대통령은 '오늘(5회)'을 '국민이 새로운 세상을 연 날', '대한민국이 다시 시작하는 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취임사 내내 오늘이 자신에게도, 국민에게도, 대한민국에게도 특별한 날이라고 강조했죠.

문 대통령은 취임선서를 시작하며 "오늘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다"며 무거운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어 어깨에 짊어진 소명감, 가슴을 뜨겁게 하는 열정, 머릿 속 청사진 등을 설명하며 책임과 소명을 다하겠다고 천명했죠. 오늘이 국민에게도 특별한 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마침내 오늘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대한민국의 위대함은 국민의 위대함"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문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오늘은 여러모로 '시작(4회)'하는 날입니다. '국민께 드리는 말씀' 초반부터 "2017년 5월 10일 이 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죠.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시작점도 밝혔습니다. "힘들었던 지난 세월 국민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다. 대통령 문재인은 바로 그 질문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취임선서를 마치며 문 대통령은 "오늘 대한민국이 다시 시작한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역사가 시작된다"며 대한민국 역사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습니다.

# 새로운 '세상'
## 차별·특권·반칙 없는, 상식대로 해야 이득 보는


'세상'은 문 대통령 취임선서에 총 5회 등장했습니다. 그 중 앞부분 2회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내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는 말로 운을 뗐습니다. 또한 혼란스런 정국 속에서도 국민은 위대헀다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승화시켜 마침내 오늘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문 대통령이 두 번이나 언급한 '새로운 세상'은 크게 3가지입니다.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기회는 평등할 것, 과정은 공정할 것,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다"고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세상'을 설명하며 겸손함, 따뜻함,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

래빗GO "대통령" 연호에 화답한 문재인
[데이터텔링] '나라' '오늘' '시작'‥문재인 취임사 3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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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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