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 고객 마음까지 읽는 'AI 쇼핑'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S마인드’(사진)를 내놨다. ‘고객의 마음까지 읽는다’라는 콘셉트였다. 개인별 취향을 분석해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하고 맞춤형 쇼핑 정보를 스마트폰 화면에 띄우는 서비스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서비스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시도했다. 매장을 자주 찾고,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500만여명을 대상으로 했다. 나이, 성별, 주소 등 인적 정보와 구매 기록, 구매 빈도, 구매 주기, 객단가, 주거래 점포, 선호 상품, 월별 구매일수, 요일별 구매 패턴 등 쇼핑 정보를 모았다. 1명당 100여개 변수를 입력했다. 500만명이 선호하는 브랜드 100개를 매일 산출했다. 이를 통해 5억개의 선호 브랜드가 나왔다.

선호 브랜드가 정해지면 쇼핑 정보가 담긴 ‘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에서 쇼핑 정보가 자동으로 뜬다. 이 시스템에는 신세계백화점뿐 아니라 각 브랜드 입점 업체까지 참여해 인기 상품, 할인 행사, 특별 행사 등의 내용을 업데이트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쇼핑정보는 신세계백화점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제공했다.

이 AI 시스템은 아직 선호 브랜드에 대한 쇼핑 정보밖에 제공하지 못한다. 도입 초기여서 정보가 제한적이다. 앞으론 미래의 구매 패턴까지 예측한 쇼핑 정보도 보여줄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 구매한 이력뿐 아니라 제휴 카드사 정보까지 넣어 더 정교하게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관련 서비스 중 가장 정교한 것으로 평가받는 아마존의 상품 추천이나 넷플릭스의 영화 추천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시스템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데이터 축적이 많아질수록 시스템이 더 정교해진다”며 “복합화, 대형화하고 있는 유통업계 추세에 맞춰 타깃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스마트 고객응대 시스템’도 도입했다. 분더샵 청담점에서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시스템도 맞춤형 서비스의 한 형태다.

고객이 탄 자동차가 도착한 뒤 발렛 서비스를 받으면 차량 번호가 입력된다. 매장 판매사원 태블릿PC에 이 정보가 전송된다. 해당 고객의 구매 패턴을 미리 알고 맞춤 서비스를 준비한다.

이 서비스를 도입한 분더샵은 수백개 명품 브랜드를 다루는 편집 매장이다. 개인별 선호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은 매니저나 판매 사원이 고객의 얼굴이나 이름, 선호 브랜드를 기억했다가 제시하는 식이었다. 이를 디지털 정보로 바꿔 언제, 어떤 고객이 방문하더라도 모든 판매 사원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바꿨다.

이들이 사용하는 태블릿PC는 전국에 있는 분더샵의 재고 확인이 가능하다. 매출 관련 정보도 즉시 조회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분더샵 청담점을 시작으로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 내 분더샵으로 이 서비스를 확대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