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더현대닷컴의 VR스토어를 체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고객들이 더현대닷컴의 VR스토어를 체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기존 유통 노하우와 정보통신기술(ITC) 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희준 현대백화점 e커머스사업부장은 “ICT에 대한 관심이 젊은 층에서 중장년층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도 새로운 쇼핑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자사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에 VR 기술을 적용한 ‘VR스토어’를 열었다. 온라인몰에 VR 기술을 적용한 것은 더현대닷컴이 처음이다. ‘더현대닷컴 VR스토어’에 접속하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캐나다구스, 파라점퍼스, 노비스, 나이키, 아디다스 매장을 모바일 앱과 VR 기기를 통해 360도로 살펴볼 수 있다.

더현대닷컴은 최근 독일 필기구·가죽 명품 브랜드 몽블랑의 VR 매장도 선보였다. 해외 명품 브랜드가 VR 매장을 연 것은 처음이다. VR 기기로 화면에 접속하면 실제 매장에 온 것처럼 3차원 쇼핑이 가능하다. VR 기기 화면 내 화살표를 응시하면 매장을 걸어다니는 장면이 나오고 선호하는 제품을 보면 관련 정보가 뜬다. 더현대닷컴 관계자는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반응도 좋다. 작년 8월 3000여명 수준이던 이용 고객이 올 2월에는 9000명을 돌파했다. 더현대닷컴은 상품 설명과 함께 해당 상품과 어울리는 다른 상품을 자동 추천해주는 VR추천 서비스를 내년에 시작할 예정이다. 백화점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VR백화점’ 서비스는 2019년께 선보일 계획이다.

더현대닷컴은 지난해 10월 채팅형 챗봇 ‘헤이봇’을 도입했다. 챗봇은 채팅 앱을 통해 상품 검색, 주문, 조회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대화형 소프트웨어다. 기존 챗봇은 구매, 반품 등을 선택해 정해진 답변을 주는 방식인 ‘키워드 선택형’이었다. 더현대닷컴의 헤이봇은 “안녕 세라”와 같은 인사부터 “구매 내역을 알려줘” “상품 배송 현황을 알려줘” 등 문장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고객이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여 그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답변을 찾는 모델이다.

더현대닷컴은 5000여개의 키워드를 등록해 5만개가량의 답변을 준비했다. 앞으로 4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주문 확인, 배송 조회, 회원등급 조회, 1 대 1 문의하기 등 8개 항목에 대한 채팅 서비스가 가능하다. 올해 상품검색, 결제 등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상품 검색 편의를 위한 ‘스마트 파인더’ 서비스도 도입했다. 고객이 제품 사진을 올리면 디자인·색상·패턴을 분석해 비슷한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보통 온라인 쇼핑몰이 상품 검색을 2개(카테고리, 성별) 항목으로 하는데, 스마트 파인더는 사진 분석 기능을 더해 디자인·색상·패턴 등 세 가지 항목을 추가로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고객 상품 검색 시간을 50%가량 단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