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봄비 - 김수복(1953~)
잘 살펴보면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생각이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말하고 있다. 뜬금없는 소리가 아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의 창조물이고 그러기 때문에 그 나름의 뜻이 있다. 그 뜻이 곧 그 사물의 말이다. 시인은 사물의 말을 잘 알아듣고 그것을 독자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시는 봄비의 말을 전하고 있다. 봄비가 ‘밤새도록 다그치며 말’한 것은 무엇일까. 봄비는 땅에 떨어지는 순간 비의 생명은 끝난다. 그러나 가뭄에 불타고 있는 땅 위의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살리’는 것이다. 살신성인하는 봄비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여야 할 일이다.

문효치 < 시인(한국문인협회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