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을 8일 앞두고 판세가 ‘1강 2중’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CBS노컷뉴스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7~29일 전국 유권자 15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결과 문 후보의 지지율은 42.6%였다. 직전 조사(4월24~26일)보다 1.8%포인트 하락했지만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안 후보는 같은 기간 1.9%포인트 떨어진 20.9%를 기록해 문 후보와의 격차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홍 후보는 3.7%포인트 상승한 16.7%로, 안 후보와의 격차를 오차범위 이내로 좁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7.6%,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5.2%였다.
[대선 D-8] '1강 2중' 구도로 재편되나... 빠지는 安·오르는 洪 … '오차범위' 2위 싸움
메트릭스가 TV조선 의뢰로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지난 28, 29일 조사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문 후보는 39.8%로 1위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21.0%, 홍 후보는 15.4% 지지율을 보였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5.6%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었다. 심 후보는 7.2%, 유 후보는 4.1%를 기록했다.

문·안 양강 구도에서 1강 2중 구도로 변한 것은 TV토론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TV토론이 거듭될수록 홍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갔다. 홍 후보 지지율은 TV토론 전인 4월 둘째주(11~13일) 한국갤럽 조사의 7%보다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보수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지지층 결집에 성공한 것이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는 토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640만달러 수수설, 강성노조 타파, ‘박지원 상왕론’ 등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진보 유권자들에게 반감을 살 만한 주제지만 보수층에는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선명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발언으로 보수층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후보로 보수층 지지가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홍 후보의 보수층 지지율은 46.8%로 안 후보(19.0%)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대구·경북, 충청권에서는 안 후보를 제치고 문 후보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메트릭스 조사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홍 후보 지지율(27.2%)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문 후보는 27.0%, 안 후보는 17.3%였다.

안 후보는 TV토론 이후 지지율이 하락세다. TV토론 전만 해도 문 후보와 오차범위 내 양강 구도를 형성했지만, 이후 문 후보와의 격차가 점차 커진 데 이어 홍 후보의 추격까지 받고 있다. 보수층 지지율의 하락폭이 컸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대구·경북 지역 안 후보 지지율은 12.1%를 기록하며 직전 조사(24~26일) 대비 13.4%포인트 떨어졌다. 대전·충청·세종에서도 같은 기간 24.5%에서 20.1%로 4.4%포인트 하락했다. 60세 이상 지지율 하락폭도 컸다. 이 기간 60세 이상 안 후보 지지율은 37.3%에서 29.8%로 줄어들었다.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유승호/조미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