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김종인, 공동정부준비위 가동 "洪도 특별히 배제하지 않는다"
文측 "적폐연대" 맹비난…… 洪 "책략", 劉 "귀기울이지 않겠다" 거부


휴일이자 '5·9 장미 대선'을 아흐레 앞둔 30일, 투표용지 인쇄 전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추진하는 '공동정부론'은 여전히 대선 정국의 변수로 남아있다.

다만 안 후보 측 김종인 공동정부준비위원장이 공동정부의 파트너로 거론한 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공히 부정적 입장을 취해 단일화는 물론 공동정부론 역시 험로를 예고했다.

비문 진영에서는 투표용지 기표시 유권자의 혼선을 막으려면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30일 이전에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단일화 시한이던 29일까지도 홍 후보와 안 후보, 유 후보 모두 단일화 불가론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전날 '대선 전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 지금도 유효하냐'는 물음에 "변함없다"고 잘라 말했고, 홍 후보 역시 "안 후보와 단일화하면 오히려 문재인 후보에게 진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후보 역시 당내의 거센 후보 단일화 요구에도 '독자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만 통일한국당 남재준 대선후보가 전날 후보직을 사퇴하고 홍 후보를 지지하면서 범보수 후보 단일화는 부분적으로 이뤄졌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와 홍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후보단일화 대신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공동정부 구성론이 대선 정국의 화두로 부상했다.

안 후보에게 합류한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동정부준비위 가동을 선언하는 한편 "개혁공동정부는 모든 반패권세력을 포괄해 구성될 것"이라며 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대해 사실상 문을 열어놨다.

김 위원장은 홍 후보도 공동정부 대상이냐는 질문에 "어디를 특별히 배제한다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홍 후보도 협력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으로선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이보다 한 차원 낮은 연대인 공동정부론을 통해 강성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정치권 인사를 규합함으로써 안 후보를 돕겠다는 복안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안 후보는 이날 수원 유세 후 기자들에게 "제가 (홍 후보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고,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공동정부 대상을 놓고 입장차를 드러냈다.

다만 "개혁공동정부는 대한민국 협치와 연정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며 공동정부 추진에 대한 의지는 재차 강조했다.

홍 후보와 유 후보도 공동정부 구상을 일축해 공동정부론이 초반부터 탄력을 받지 못하는 형국이다.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 후보 측이 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보수·우파 정권 수립의 동력을 약화하려는 책략에 넘어가지 않는다"면서 "안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해주면 4자 구도에서 반드시 이기는 선거인데, 정책과 이념이 전혀 다른 정당과 선거 연대는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유 후보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관람 전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어차피 대선이 끝나면 그런 얘기가 있을 수 있는데 대선 때까지 그냥 제 갈 길을 갈 것"이라면서 "더 이상 그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은 정권연장을 꾀하는 적폐세력 연대로,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역사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공동정부' 구상은 대선 막판까지 후보 단일화 내지 연대의 변수로서 주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공동정부준비위에 참여할 경우 막판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바른정당 내 일부 의원들은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탈당까지 고려 중인 상황이어서 전격적으로 공동정부 준비위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 측은 한국당은 물론 바른정당 측과도 지속적 물밑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이상헌 이광빈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