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중국 사드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호텔신라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줄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한경DB.
호텔신라가 중국 사드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호텔신라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줄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한경DB.
호텔신라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11억원, 영업이익 99억9000만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4.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2%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7억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6% 줄었다.

호텔신라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예고됐다.

전체 매출의 90%를 면세유통(TR·Travel Retail)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고고도 방어미사일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6%를 차지했다. 이중 40%가 패키지형 단체 관광객이다.

지난 3월 중국 국가여유국은 수도 베이징에 있는 여행사 상위 20곳을 소집해 한국행 여행 상품을 팔지 말 것을 구두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12조원가량으로 이중 외국인 매출액 비중이 67%에 달했다. 특히 중국인 쇼핑객의 경우 1인당 구매액과 절대 방문객수가 많아 호텔신라의 중국 매출 의존도는 절대적인 상황이다.

또 나머지 10%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호텔·레저 사업부도 대(對) 중국 갈등 확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 실적에서 중국인 매출 의존도는 65%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30% 감소하면 호텔신라의 국내 면세점 영업이익은 약 48%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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