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이어 채권까지…외국인 '바이 코리아'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액이 1년2개월 만에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올 들어서만 10조원어치가 넘는 채권을 사들인 결과다.

외국인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채권까지 동반 매수하면서 ‘바이 코리아(buy Korea)’ 훈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액은 지난 26일 100조3002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2월1일(100조1091억원) 후 처음으로 100조원대를 회복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4개월 연속 원화 채권을 순투자(순매수-만기 상환)했다. 누적 순투자액은 10조9443억원이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액은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강(强)달러(원화 약세) 현상으로 지난해 말 88조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 급속도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높은 국가 신용도(10개 투자 등급 중 3위 등급인 AA0)와 채권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국채 금리가 원화 채권의 매력”이라며 “중국인민은행 등 아시아 중앙은행과 미국계 펀드를 중심으로 중장기 채권 투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 채권 중 만기 5년 이상 장기 채권 비중은 작년 1월 21.3%에서 지난달 25.5%로 높아졌다. 한국 경제의 중장기 미래를 밝게 보는 외국인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재춘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외국인 원화 채권 보유액이 사상 최대치인 108조5198억원(2015년 6월1일)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