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정비계획 수립 예산을 따낸 것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오금현대아파트(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걸려 있다. 김형규 기자
서울시에서 정비계획 수립 예산을 따낸 것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오금현대아파트(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걸려 있다. 김형규 기자
서울 송파구의 재건축 바람이 급속히 남하하고 있다. 한강변과 지하철 2호선 라인 주변 재건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서울외곽순환도로와 가까운 가락동 문정동 오금동 등 송파구 남쪽에 자리잡은 단지들이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이들 동네의 노후 아파트단지들이 이달부터 재건축의 밑그림인 정비계획 심의를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위례신도시, 문정도시개발구역, 동남권유통단지, 가락시장 현대화 등의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거여건이 많이 좋아졌다”며 “강남권 진입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도시계획심의 본격화

가락·오금·송파·문정동 등 송파구 남부권역에서 재건축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송파동 가락삼익아파트다. 지난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한 차례 보류 판정을 받은 뒤 이달 초 재심에 도전해 사실상 통과됐다. 수권소위원회에서 본회의 심의에서 지적된 사항을 반영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본회의 재심을 받을 필요가 없어 사실상 통과된 것과 마찬가지다. 가락삼익아파트는 최고 32층, 1650가구(소형 임대 201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가락동 가락프라자는 다음달 초 기존 672가구를 최고 35층 1166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정비계획안을 심의받는다. 2015년 말 주민설명회를 열며 재건축에 착수한 지 15개월 만이다. 주민 간 이견이 적어 사업 추진이 빠르다는 것이 주민들 설명이다.

문정동 가락1차현대(920가구 계획), 가락동 삼환가락(1139가구), 가락동 가락극동(1070가구) 등 3개 단지도 도계위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보류 판정을 받은 뒤 공공건축가를 선정하고 소위원회 자문을 통해 재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가락1차현대는 공군의 비행안전구역에 해당하는 위치여서 처음 35층으로 제출한 정비계획안을 최고 22층으로 변경하는 안을 마련했다. 나머지 단지 도 일부 높이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지 역시 이르면 다음달 초 열리는 도계위에서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송파 남쪽도 재건축…가락·오금동 속도낸다
오금동 대표단지인 ‘오금현대아파트’(1316가구)는 구체적인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섰다. 오금동에서 가장 큰 단지이고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오금역(5호선·3호선)을 끼고 있어 입지 조건이 좋다는 평가다.

준비위 관계자는 “현재 정비계획 수립을 위해 용역업체와 계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비계획 수립과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늦어도 2020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파동 ‘송파미성아파트’(378가구)와 방이동 ‘대림가락아파트’(480가구)는 각각 지난 2월 말과 3월 초 구청에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하면서 재건축의 첫발을 내디뎠다.

◆단독주택 재건축도 시동

송파구 남부생활권에선 단독주택 재건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단독주택 재건축은 문정동 136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해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6만3670㎡ 대지에 최고 18층 1402가구를 신축할 계획이다. 인근 송파동 100(2만4926㎡·560가구), 오금동 143(1만4180㎡·266가구)도 추진위 구성을 마친 데 이어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변에 개발 호재가 많아 실거주 여건이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진다는 점이 송파 남부권 투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재건축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김형규/조수영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