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장향진 경찰청 경비국장 "어느 후보 벽보가 많이 훼손됐냐고요?…선거 공정성 위해 절대 비밀이죠"
“어느 후보의 벽보가 가장 많이 찢어졌냐고요? 선거 공정성을 위해 절대 비밀입니다.”

장향진 경찰청 경비국장(사진)은 28일 인터뷰 내내 ‘보안’과 ‘중립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경찰이 대통령 선거 준비에서 가장 공들이고 있는 지점이 어딘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행사를 앞두고 형평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캠프별로 논란이 일 만한 정보는 일부러 파악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벽보훼손 건수나 유세장 난입 건수를 ‘후보별’로 취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산하에 경호과와 경비과를 두고 있는 경찰청 경비국은 이번 대선에서 숨돌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부서다. 이번 선거는 예년보다 근무 강도가 더 세다. 2012년 말 열린 18대 대선은 각 당의 후보 경선에서부터 본선까지 5개월가량 소요됐다. 올해는 선거일까지 불과 2개월여밖에 안 된다. 선거 기간이라고 해서 경찰 인력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일상적인 치안 업무에서 손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19대 대선에서 후보가 사상 최대인 15명으로 늘어난 것도 업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주요 정당의 후보 유세장만 고려하더라도 예년의 2배가 넘는다. 질서 유지도 어려울뿐더러 관련 민원도 많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난 뒤 지난 2주간 ‘유세차량 때문에 길이 막힌다’는 신고만 3000여건 접수됐다. 장 국장은 “대통령을 뽑는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길이 막히거나 조금 시끄럽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 국장은 경찰청 내에서 ‘최고 경비전문가’로 통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장, 기동단장, 종로경찰서장 등 보직을 거치며 주로 집회·시위 질서 유지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투표소와 개표소 등의 안전을 확보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유기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안전하고 질서 있는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