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골프공 많이 굴려보고 홀컵 1~2m 이내 굴곡 읽어라
프로 11년차 김혜윤(28·비씨카드·사진)은 왼발을 앞으로 내딛는 ‘스텝 스윙’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별명이 ‘스텝 김’이다. 동료 프로 사이에선 ‘퍼팅 여제’로 더 많이 불린다.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이후 한 번도 평균 퍼팅 순위 1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2010년, 2011년에는 2년 연속 평균 퍼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8일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CC(파72·6500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KG·이데일리레이디스오픈 1라운드에서도 이런 퍼팅 실력이 제대로 먹혔다. 김혜윤은 이날 보기는 한 개로 틀어막고 이글 1개, 버디 5개를 쓸어담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5~10m 안팎의 퍼팅이 홀컵에 쏙쏙 빨려들어갔다. 후반 세 번째 홀(파5)에서 잡아낸 이글도 프로들이 까다롭게 여기는 5m짜리 퍼팅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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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윤은 오른손 중심 퍼팅을 강조한다. 평소 오른손으로 골프공을 그린 위에 굴리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도 손의 거리 감각을 민감하게 일깨우기 위해서다. 김혜윤은 “오른손으로 공을 굴려 보내는 거리와 퍼터를 잡고 굴리는 거리가 거의 일치한다”고 소개했다. 홀컵 1~2m 근처의 그린 굴곡을 꼭 읽는 습관도 중요하다. 공이 구르는 힘이 빠지면서 그린 굴곡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퍼팅 정석이 하체 고정이다. 그는 “머리 고정만큼이나 중요한 게 퍼팅 때 하체 움직임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겨울 두 달간 체력훈련을 한 것도 비거리를 늘리려는 목적이 아니라 흔들림 없는 하체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보내고 싶은 방향으로 공을 굴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하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퍼팅 때 하체 움직임만 봐도 그 골퍼의 실력이 보인다”고 했다.

안정된 하체를 만드는 가장 손쉬운 연습 친구는 ‘벽’이다. 김혜윤은 “실내에서 벽에 엉덩이를 붙이고 퍼팅 연습을 하면 몸이 앞뒤, 좌우로 얼마나 흔들리는지 알기 쉽고 교정하기도 좋다”고 조언했다.

김혜윤은 이날 고진영(22·하이트진로) 김보령(22·카카오게임즈)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