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위험 수위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대담하게도 허위사실이 담긴 출판물을 내고 경찰을 무고한 기자 출신 작가 서모씨(73)를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씨는 10년형을 받아 수감 중인 이모씨(60)와 그 가족에게 접근해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는 책을 발간하면 재심으로 석방될 수 있다’고 꼬드겼다. 이후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위조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담은 수필 형태의 서적을 두 차례 발간했고, 담당 경찰관들은 고소·고발과 항의 집회에 시달렸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위험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울 북부지방법원에서는 이날 ‘오패산 총격사건’의 범인 성병대 씨의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성씨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등에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 각종 위험에 노출되고 악성 민원에 시달리면서 경찰관의 스트레스지수가 치솟고 있다. 서울의 한 지구대장 A경감은 “경찰 상대 범죄가 터질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목숨 걸고 현장에서 뛰는 경찰들의 명예까지 훼손되고 있어 자괴감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들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경찰청은 전국 병원 네 곳에 ‘마음 동행센터’를 운영 중이다. 각종 사건사고와 정신적 충격에 자주 노출되는 경찰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상담과 치유를 위해서다. 경찰은 앞으로 지방청당 한 곳씩 내는 등 전국에 센터 18곳을 설치할 방침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