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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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어서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발표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외부전문가들과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했지만 역시 어렵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삼성 측은 판단했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한 게 보통이다.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는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산법과 보험업법이 규정한 바도 걸림돌이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삼성전자측은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현재의 구조 대비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어 주주 가치와 회사 성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의 사업구조가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 갖춘 것으로 보고 현재의 구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경기가 하락해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기술과 설비에 대한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삼성측의 판단이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고수익 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활용하는 등 선순환적 사업 구조가 지속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며 "이는 다른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이 가지지 못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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