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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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박상재 기자 ] 현대자동차가 대규모 리콜(결함 시정)과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다소 주춤한 1분기 실적을 올렸다. 1분기 국내에선 신형 그랜저(IG)와 쏘나타 뉴 라이즈 등 신차 효과로 선전했으나, 중국과 미국 등 주요 해외 시장 판매가 부진했다. 신차 투입과 회복세에 접어든 신흥국 공략 등이 절실해졌다.

◆ 1분기 주춤…리콜·사드 보복은 걸림돌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6.8% 줄어든 1조2507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조2758억원을 2.0%가량 밑돈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23조365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친 가장 큰 이유로는 리콜 비용 반영과 중국 판매 부진 등이 꼽힌다. 신차 출시로 일부 생산라인을 조정한 것도 공장 가동률을 떨어뜨렸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초 세타2 엔진을 장착한 147만대를 글로벌 시장에서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1분기 판매관리비 가운데 보증 관련 비용은 작년 동기보다 38.2% 늘어난 4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리콜 결정으로 2000억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선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한 판매 부진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중국인의 반한 감정이 본격화한 지난달부터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작년 동기 대비 44.3% 줄어든 5만602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최 본부장은 "중국 정부의 구매세 인하 폭 축소와 성장세 둔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있었다"고 말했다.

◆ 신차 투입·신흥시장 집중해 불확실성 파고 넘는다

현대차는 주요 시장 상황이 나빠졌지만 신차 투입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분기 이후 내놓는 다양한 신차를 통해 판매 모멘텀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G70'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현지 전략 모델 '크레타'가 신흥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 본부장은 "신흥시장은 올해 유가 및 통화가치 회복으로 수요 부진이 개선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2분기 이후 본격적 증가세가, 브라질은 하반기를 넘어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형 신차 출시 및 지속적인 판매 확대로 수익성 제고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의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난관을 극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올해 중국 전용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 전기차 출시 계획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다"며 "단기적 대응보단 상황에 맞는 탄력적 대응, 신차로 판매 모멘텀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