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26일 22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가 조만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300선을 뚫고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북한의 핵실험 위협 등 증시를 짓눌렀던 악재들이 사그라든 데다 주요 기업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상승동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제 다시 주식이다] "2011년보다 좋다…코스피, 내달 사상 최고점 뚫을 것"
◆“코스피, 연내 2350선도 가능”

한국경제신문이 이날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을 긴급 설문한 결과 전원이 코스피지수가 2분기 안에 ‘역사적인 고점’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 역대 최고치는 2011년 5월2일 기록한 2228.96(종가 기준)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같은 해 4월27일의 2231.47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환경이 2011년 당시보다 더 좋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가장 강력한 상승 엔진으로는 기업들의 호실적을 꼽았다. 교보증권은 2011년 125조원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올해는 18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형렬 연구원은 “2011년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제로(0)금리 정책을 폈고, 주가 상승도 유동성 확대에 따른 측면이 컸다”며 “지금은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동시에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고 있어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남아 있지만 경제가 좋아지면서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말로 갈수록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하반기에 2350까지 오를 것”이라며 “지정학적 위험의 해소, 경기 회복 기대감, 기업 실적 개선 등이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형 수출주 더 간다”

앞으로 국내 증시를 주도할 업종으로는 대형 수출주가 꼽혔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한국의 수출이 6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5거래일간 약 1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점도 대형주 강세를 점치는 근거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지난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정보기술(IT)업종을 유망 분야로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은행과 증권업종도 강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기계 철강 화학 등 수출 업종도 유망 종목 명단에 올랐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에서도 IT 기계 은행 등 경기민감주들이 많이 올랐다”며 “대형주의 상승세가 꺾이기 전까지는 당분간 내수주나 중소형주가 큰 폭으로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영연/최만수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