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한푼 안쓰고 모아야 내집마련
지난 2년 사이 내 집 마련을 할 때 추가로 필요한 돈이 1인당 연봉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이상이 내 집을 갖고 있는 비율은 지난 10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저소득층은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도 일반가구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2년마다 벌이는 조사로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가 전국 2만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1 대 1 개별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연 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는 5.6배로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였다. 이는 주택가격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PIR이 10이라는 것은 10년 동안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전국 중위수 기준 PIR은 완만하게 증가하다 2014년 4.7배로 올랐고, 작년 5.6배로 급등했다. 0.9배 늘어난 수치는 3000만원 연봉자를 가정했을 때 연봉을 거의 안 쓰고 2700만원을 추가 확보해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연 소득이 분산되고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PIR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6.7배)이 광역시(5.3배)와 지방(4배)보다 높았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주거 수준 양극화도 심해졌다. 지난해 주택 자가보유율을 보면 저소득층은 48.5%로 2014년(50%)보다 떨어졌다. 2006년 이후 최저다.

반면 중소득층 및 고소득층 자가보유율은 각각 62.2%와 79.3%를 나타냈다. 2014년보다 각각 4.2%포인트, 1.6%포인트 오른 수치다. 저소득층은 세금 등을 제외한 월 실수령액 200만원 이하, 중소득층은 201만~400만원, 고소득층은 401만원 이상으로 분류했다.

자기 집에 사는 비율인 자가점유율은 56.8%로 2014년(56.5%)에 비해 늘었다. 중소득층과 고소득층 자가점유율은 각각 59.4%와 73.6%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층 자가점유율은 46.2%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