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1.4%↓선전 2.4%↓…금융감독기관들 '규제 폭풍' 영향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 강화 움직임에 중국 증시가 약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2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1.37% 떨어진 3,129.53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지수는 오후 장중 1.94% 하락한 3,111.56을 기록했다가 낙폭을 다소간 줄이며 마감했다.

이날 하루 하락 폭은 지난해 12월 12일 2.47% 급락한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컸고, 지수 역시 1월 20일 이후 약 석 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주에도 일주일 만에 2.25% 내려 올해 들어 최악의 한 주를 기록했다.

하지만 불안한 증시 움직임에도 당국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자 이날 추가로 급락세를 탔다.

노스이스트 증권의 천야룽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지난주 증시가 크게 떨어진 이후 당국자들이 뭔가 시장을 달랠 신호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이 같은 희망이 물거품이 됐고 규제 당국은 오히려 주말새 추가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선전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44% 빠진 1,873.37로 장을 마쳤다.

선전지수 역시 장중 2.64%까지 빠졌으며, 1월 16일 3.62% 급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외에도 대형주 중심의 CSI 300 지수는 1.02% 내린 3,431.38로 마감했다.

이는 모두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 강화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는 이달 들어 그림자 금융과 자산관리상품(WMP)을 겨냥한 정책지침을 여러 건 발표하며 '규제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감회는 이달 각 은행 지점에 기업들의 상호지급보증을 조사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상호지급보증은 기업 두 곳이 대출을 받으면서 서로의 보증을 서는 것을 뜻한다.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도 23일 웹사이트에 공고문을 게시하고 보험사들이 리스크 관리와 자산 운용을 잘하고 있는지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부채 규모를 줄이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은 증시에 즉각적인 타격이 되고 있다.

씨티은행의 켄 펑 투자전략가는 "당국의 규제 강화는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WMP 성장세가 올해 들어 둔화했고 아마도 이 때문에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