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노린 온라인몰…'속도 전쟁' 신호탄
작년 쿠팡과 11번가 등 온라인몰은 기저귀와 분유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였다. 온라인몰 주요 소비층인 30~40대 주부를 겨냥, 기저귀와 분유를 앞세워 가격전쟁을 벌였다. 올해는 해외직구(직접구매) 시장에서 맞붙었다. 아이허브, 알리바바, 아마존 등 해외업체가 차지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직매입이나 해외 온라인몰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직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상품 정보를 한국어로 볼 수 있고, 배송과 통관을 따로 신경쓸 필요가 없어 기존 해외직구보다 편리하다고 강조한다.

e커머스 업체 쿠팡은 미국 온라인 드러그스토어인 아이허브를 정조준했다. 아이허브는 건강식품 유아용품 등을 국내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어 직구족에게 인기가 높은 사이트다. 작년 국내 소비자가 아이허브에서 국민카드로 결제한 액수는 하루평균 7100만원이었다. 쿠팡은 같은 제품을 아이허브보다 싸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작년부터 선보인 ‘쿠팡직구’라는 서비스 명칭도 24일 ‘로켓직구’로 바꿨다. 해외직구도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처럼 빠르게 배송을 해준다는 의미에서다. 물건을 주문하면 3일 만에 받아볼 수 있다. 판매 품목은 비타민 유아용품 세탁용품 생활용품 등 8만가지를 넘는다. 대부분을 아이허브 인기상품으로 구성했다.

오픈마켓 인터파크도 이날 해외직구관을 연다고 발표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해외직구로 가장 많이 구입하는 물품을 분석했다. 제품군을 가전 리빙 패션 뷰티로 나눠 집중 판매한다. 국가별로 인기가 많은 상품을 한데 모아 기획전도 연다.

11번가와 이베이는 작년부터 해외 온라인몰을 자사몰에 입점시키는 식으로 해외직구관을 운영하고 있다. 11번가에는 미국 패션 온라인몰 리볼브와 일본 오픈마켓 라쿠텐이 들어와 있다. 리볼브관에서는 마크제이콥스 씨위 등 수입 패션제품을 판매하고 라쿠텐관에서는 젤리, 세이코 시계, 미용제품 등 일본 인기상품을 현지 가격 그대로 구입할 수 있다. 라쿠텐은 옥션에도 입점해 있다.

옥션은 모기업인 이베이 판매 제품도 구매대행해준다. 지마켓과 G9는 오픈마켓 형태로 해외직구관을 운영한다. 11번가 관계자는 “소비자가 일본에 여행 가서 동전파스 젤리 등을 많이 사오는 것에 주목해 라쿠텐을 입점시켰다”며 “올해는 취급품 종류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직구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작년 1월 해외직구 서비스 글로벌윈도를 베타 서비스로 출시했다가 매출이 늘자 8월부터 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 10여개이던 입점 업체 수는 현재 100곳 이상으로 급증했다. 처음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3개국 상품만 취급하다가 이제는 이탈리아와 일본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개인 판매자가 해외 아울렛에서 명품을 대리구매한 뒤 한국으로 보내주는 형태가 많다. 상품 페이지에 관·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을 보여주고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