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꺾기'에 과태료 철퇴
앞으로 은행들이 이른바 ‘꺾기’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건당 최고 2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평균 과태료 부과금액도 종전보다 12배가량 오른다. 금융위원회는 25일부터 이 같은 내용의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24일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꺾기 과태료가 대폭 오른다. 꺾기는 은행이 개인 또는 기업에 대출해줄 때 예·적금, 보험, 펀드 등의 금융상품을 강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꺾기를 하지 않도록 행정지도해 왔지만 영업 현장에선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위는 꺾기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과태료가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했다. 현행 꺾기 과태료는 관련법률에서 정한 기준금액(2500만원)의 5~100%를 건별로 매길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준과 별도로 과태료 상한선은 ‘꺾기에 따른 금융상품 가입액의 12분의 1 이하’로 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다수 꺾기 피해자가 예금 등 금융상품에 가입했다가 단기간에 해지하기 때문에 실제로 과태료 상한선을 한참 밑돌아 제재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25일부터 꺾기 과태료 상한 기준을 없애고, 대신 건당 ‘기준금액(2500만원)×5~100%’를 부과하기로 했다. 꺾기를 통해 은행이 늘린 예·적금 잔액 기준이 아니라 ‘위법행위’ 발생 건수에 따라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의미다. 금융위는 이번 부과기준 개정으로 꺾기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액이 종전 평균 38만원에서 440만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는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설 은행에는 경영실태평가를 3년간 유예해주기로 했다. 경영실태평가는 금융감독원이 통상 2년에 한 번씩 은행의 건전성, 수익성을 감독·평가하는 절차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