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 10명 중 6명은 대통령 선거 때 후보가 개신교인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한기언)이 24일 발표한 ‘19대 대선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인은 기독교신앙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 좋다’는 데 대해 응답자의 63.3%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자는 34.6%에 그쳤다. 한기언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21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0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보고서는 “20~30대 젊은 층일수록, 스스로 신앙의 깊이가 깊지 않고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일수록, 교회 직분이 낮을수록, 교회 규모가 클수록 부정적 의견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가 기독교 가치에 맞는 후보를 공개 지지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도 응답자의 65.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자 비율은 31.7%에 그쳤다. 대선 투표 때 기독교적 관점에서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가 67.2%, ‘그렇다’가 32.8%였다. ‘기독교 신앙은 있지만 정책과 공약에서 기독교 가치가 특별히 드러나지 않는 후보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정책과 공약에서 기독교 가치가 드러나는 후보 가운데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전자가 40.9%, 후자가 46.7%로 엇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대선 투표에서 지지 후보를 결정할 때 설교 등 목회자로부터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를 묻자 77.9%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43. 7%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고, 34.2%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자는 20.3%였다.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자는 서울(24.2%)과 대전·충청(28.3%)에서, 이념 성향이 보수적인 사람(27.1%)에서, 교회 내 직분이 올라갈수록, 교회 규모가 작을수록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 응답자의 40.0%가 부패청산·사회개혁을 꼽았다. 이어 국민통합·화합(22.8%), 도덕·윤리성 회복(15.6%), 양극화 해소(10.4%), 통일·남북관계(6.4%) 순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통령이 다뤄야 할 한국교회의 최우선 과제로는 종교인 납세문제(26.2%)를 가장 많이 꼽았고 국정교과서 내 기독교 내용의 올바른 서술(19.6%), 동성애 문제(16.4%), 이단 문제(15.7%), 이슬람 문제(12.4%)가 뒤를 이었다. 대통령 후보가 가져야 할 기독교적 성품으로는 정직함(44.8%) 책임감(22.8%) 정의감(11.6%) 희생정신(8.8%) 포용력(8.3%) 등의 순으로 꼽았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