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계좌관리 등 핵심 DB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관리 아마존의 아성 깨겠다"
데이터베이스(DB) 절대강자 오라클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을 뛰어넘을 카드로 DB 플랫폼을 꺼내들었다. 오라클은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 없이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은행 계좌거래, 항공 안전관리 등 기업의 핵심 사업 영역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엑사데이터 클라우드 머신’을 선보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버, 저장장치는 물론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기술(ICT) 자원을 직접 구축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빌려 쓰는 서비스다.

엑사데이타 머신 기획·개발을 총괄한 후안 로이자 오라클 부사장(사진)은 이달 초 한국을 찾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데이터 처리 비용을 줄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단기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경마를 시작할 때 베팅이 몰린다든지, 새해 이동통신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일과 같은 예측 가능한 접속량 증가는 물론 지진 등 자연재해로 뉴스 검색이 갑자기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즉각적으로 데이터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로이자 부사장은 “주가 폭락이나 지진 등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시스템 자체적으로 데이터 사용량을 측정해 용량을 자동으로 늘렸다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자 부사장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전략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아마존은 기존에 사용하던 IT 자원을 모두 버리고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하라고 요구한다”며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기존 DB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라클의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로이자 부사장은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동일한 시스템에서 동일한 데이터로 애널리틱스와 온라인거래처리(OLTP)를 구동할 수 있는 것이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의 강점”이라며 “별도 시스템을 두고 데이터를 이동할 필요 없이 실시간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부정 사용을 적발하기 위해 기존 사용 패턴, 구매 내역, 신용도 등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야 하는 경우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처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마존 레드시프트보다 105배 빨리 분석값을 도출할 수 있고, 아마존 오로라보다 35배 신속하게 OLTP를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로이자 부사장은 “오라클은 외부로 데이터를 옮기지 않고 기업의 데이터센터 내에 장비를 대여해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각국 정부 규제나 기업의 보안상 문제로 데이터 외부 유출이 어려운 경우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오라클이 2008년 처음 선보인 엑사데이터 머신은 데이터가 저장돼 있는 스토리지에서 직접 연산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 방식을 바꿔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이자 부사장은 “스토리지에 있는 데이터를 소프트웨어가 내재된 컴퓨터로 불러와서 처리할 필요 없이 스토리지에서 DB를 바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도 DB 관리에 엑사데이터 머신을 사용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