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거리 아서-K보다 긴 60㎞대…즉각 대응사격 가능

북한군이 남쪽으로 쏜 포탄을 포착해 '도발 원점'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해내는 우리 군의 대화력전 핵심 장비인 '대포병 탐지레이더-Ⅱ'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방위사업청은 24일 "국내 방산업체 주관 아래 개발해온 대포병 탐지레이더-Ⅱ가 최근 개발시험평가와 운용시험평가 모든 항목에서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내년부터 전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2011년 11월부터 약 540억원을 투자해 진행한 대포병 탐지레이더-Ⅱ 개발사업이 5년 5개월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대포병 탐지레이더-Ⅱ는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군의 장사정포를 무력화시키는 대화력전 핵심 무기체계다.

유사시 북한군이 장사정포를 쏠 경우 날아오는 포탄을 탐지하고 비행 궤도를 역추적해 장사정포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그 정보를 포병부대에 자동으로 전파한다.

이를 토대로 포병부대는 거의 실시간으로 북한군의 도발 원점을 파괴할 수 있다.

군은 북한군의 화력 도발이 예상될 때 대포병 탐지레이더-Ⅱ를 신속하게 전개해 전방으로 탐색 빔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게 된다.

대포병 탐지레이더-Ⅱ는 군이 운용 중인 스웨덴산 아서-K보다 탐지 범위와 작전지속능력이 30∼40% 향상됐다.

아서-K의 탐지거리는 약 40㎞이지만, 대포병 탐지레이더-Ⅱ는 60㎞를 넘는다.

적진 깊숙한 곳까지 샅샅이 훑어 도발 원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연속 운용시간도 아서-K(약 6시간)보다 2시간 이상 길다.

안테나도 아서-K는 수동 위상배열 방식이지만, 대포병 탐지레이더-Ⅱ는 능동 위상배열 방식이다.

대포병 탐지레이더-Ⅱ는 아서-K보다 동시 표적처리 능력도 2배로 뛰어나 다수의 북한군 도발 원점 정보를 포병부대로 실시간으로 전송함으로써 한꺼번에 즉각적인 대응사격을 가능하게 한다.

국산화율이 95%에 달하는 것도 장점이다.

고장이 날 경우 수리를 포함한 군수 지원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 작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산에 비해 정비 비용도 적게 든다.

김동호 방위사업청 대화력사업팀장(육군 대령)은 "대포병 탐지레이더-Ⅱ의 국내 개발 성공으로 적이 화력 도발을 감행할 경우 즉각적인 대응사격을 통해 적 화력 원점을 초전에 격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