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처음 뚫은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렌플렉시스(SB2) 판매를 허가받았다고 23일 발표했다.

렌플렉시스는 연간 9조3000억원어치가 팔리는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항체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류머티즘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의 치료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샤프앤드돔(MSD)을 통해 오는 10월께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FDA에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루수두나) 판매 허가도 신청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 판매 허가를 받은 것은 창립 5년 만이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입성으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유럽에 베네팔리, 렌플렉시스 등 두 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잇따라 선보이며 성과를 내고 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사진)은 “이번 미국 판매 허가는 창립 5년 만에 이룬 쾌거”라며 “바이오의약품 기술력을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인정해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공략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프랑스 사노피의 오리지널 당뇨병 치료제인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유럽명 루수두나)도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처음으로 뚫은 셀트리온도 램시마에 이어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에 대해서도 판매 허가 신청을 상반기 중 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의약품값 인하를 위해 값싼 바이오시밀러를 권장하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FDA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 허가를 받은 제약사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산도즈, 일라이릴리, 암젠 등 5개사뿐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3년 램시마를 유럽에 출시해 원조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시장의 40%가량을 잠식했다.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은 90%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트룩시마도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는 유럽 판매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2월 유럽에 출시한 베네팔리를 작년에만 1억2130만달러어치 팔았다. 지난해 8월 출시한 렌플렉시스는 1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0년 304억달러로 매년 37.9%씩 성장할 전망이다. 볼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고 있는 것도 호재다. 올해에만 90여개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