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성현 시대’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김민선이 23일 경남 김해 가야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를 제패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포스트 박성현 시대’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김민선이 23일 경남 김해 가야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를 제패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장타여왕’ 김민선(22·CJ오쇼핑)이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3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총상금 5억원, 우승 상금 1억원)에서다.

김민선은 이날 경남 김해시 가야CC(파72·681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쓸어담았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친 그는 2위 배선우(23·삼천리)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이후 7개월여 만에 수확한 승리로 통산 4승째다. 상금 1억원을 받은 그는 시즌 총상금을 1억6380만원으로 늘려 상금랭킹을 3위로 끌어올렸다. 김민선은 “허점이 많지만 오늘만큼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한 샷 한 샷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2014시즌 KLPGA투어 루키로 데뷔한 김민선은 유독 이 대회에 강했다. 2014년부터 3년 동안 이 대회에서 톱3에 두 차례 올랐다. 2014년 3위, 지난해엔 2위를 기록했다. 2014년엔 1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인 8언더파를 쳤다.

이 대회 코스는 장타자에게 유리하다. 전장이 6816야드로 우선 길다. KLPGA 역대 최장 거리다. 페어웨이도 넓어 드라이버를 맘껏 휘두르기 좋다. KLPGA투어 장타 2위(262.25야드)에 올라 있는 김민선에게는 ‘안성맞춤’ 코스인 셈이다. 게다가 김민선은 비거리도 지난해보다 10야드가량 더 늘었다. 김민선은 “동계훈련에서 하체 강화에 집중했다”며 “하체가 잡히니까 티샷 방향과 거리가 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고전했던 퍼팅이 좋아진 것도 한몫했다. 전후반 4개의 버디를 잡아낸 것 외에도 5번(파4) 6번(파4) 8번(파4) 15번(파4)홀에서 맞은 보기 위기를 파세이브로 돌파한 게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7언더파 공동 선두로 최종일 우승 경쟁에 나선 배선우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치면서 김민선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올 시즌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1승을 올린 김해림(28·롯데)이 6언더파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연장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던 박결(21·삼일제약)이 뒷심을 발휘하며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해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박결은 전반에 보기 3개를 연속으로 내주는 등 미끄럼을 타다 후반에만 이글 1개 버디 2개 등 4타를 덜어내는 폭발적 상승세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다 올해 KLPGA투어로 돌아온 백규정(22·CJ오쇼핑)도 이날 3타를 줄인 끝에 공동 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전날 23위에서 14계단을 끌어올린 성적이다. 백규정은 지난주 국내 투어 첫 복귀전을 치렀지만 고전한 끝에 예선 탈락해 LPGA 챔프의 자존심을 구겼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