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도 무보 사장 "중국 공장 다른 곳으로 옮기면 인센티브 제공"
“중국 생산공장을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습니다.”

문재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사진)은 23일 서울 서린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계기로 중국 수출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사장은 “중국 생산공장을 타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해외투자보험 등을 이용하면 보험료를 최대 30% 할인해 줄 것”이라며 “중국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중소·중견기업이 수출시장을 다른 지역으로 넓힐 때에도 무역보험료를 절반으로 낮춰주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취임한 문 사장의 첫 해외 방문지도 중국 베이징이었다. 이달 11~12일 베이징을 다녀온 문 사장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수출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관광이나 유통업체뿐 아니라 현대·기아자동차 등 제조업체도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대기업이 어렵다면 그들과 하청 및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중견기업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문 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수출이 급감하더라도 금융보험 제공을 줄이지 않겠다”며 “우리 기업들이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에서 적극 투자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중소·중견기업들이 공략할 만한 신흥시장으로 아프리카·중동·중앙아시아·중남미·러시아를 꼽았다. 그는 “이들 국가를 5대 전략시장으로 선정하고 한국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들에게 보험보상 한도를 늘려주겠다”고 말했다.

무보는 그동안 수출실적이 없던 기업 1만개를 수출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문 사장은 “수출안전망 보험이라는 것을 통해 업체당 2만달러, 총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며 “수출을 전혀 해보지 않던 기업들이 작은 액수라도 수출을 하게 된다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보는 2014년 모뉴엘 사태, 지난해 온코퍼레이션 사태 등 내부 직원이 연루된 보증보험 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문 사장은 “비슷한 사례가 또 발생한다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일벌백계하겠다”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보증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최근 출범시켰다”고 했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드릴십 두 척의 인수대금 보증에 대해서는 “소난골과 원유시추업체 사이의 용선계약 협상 결과에 따라 단독보증을 할지 다른 곳들과 같이 보증을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사장은 “상업적 원칙에 따라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차기 정부에서 중소기업부가 신설되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인 무보를 중소기업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사장은 “무보는 수출 지원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위상이 흔들리거나 약해지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 문재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1959년 전남 보성 출생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행정고시 25회 △1983년 체신부 사무관 △2013년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2017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