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관계자는 21일 “롯데 주가가 전날 급등한 배경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거래소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혐의가 파악되면 본격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미 내부자 거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 지배구조 개편 내용이 시장에 알려지기 전인 20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 등 관련주가 이례적으로 급등했다. 롯데제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8.29% 오른 20만9000원에 마감했다. 롯데칠성(6.01%) 롯데쇼핑(4.45%) 등 다른 롯데 계열사 주가도 훌쩍 뛰었다.

롯데칠성의 주가 상승폭은 1년 내 최대였다. 롯데제과의 하루 상승폭도 올 들어 두 번째로 컸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쓸어담았다. 이들은 전날 롯데제과 주식 31억원, 9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롯데칠성 주식도 각각 53억원, 27억원어치 매입했다. 롯데쇼핑은 기관이 223억원어치를 담아 순매수 3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주가 사전 급등한 사실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제과 등은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데다 하루 상승폭도 크지 않은 종목”이라며 “분할 소식에 앞서 주가가 뛴 것은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조사가 본격화하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롯데그룹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불공정거래 혐의로 한미약품과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임직원들이 검찰조사를 거쳐 처벌받기도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