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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의 글로벌 Edge] 프랑스 대선 '블랙스완 공포'는 제조업 몰락에서 시작됐다

입력 2017-04-21 18:02:34 | 수정 2017-04-22 02:37:45 | 지면정보 2017-04-22 A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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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규제 못이겨
생산공장 대부분 주변국으로 이전

일자리 잃을까 두려운 근로자들
70%가 극좌·극우 후보 지지오춘호의

오춘호 국제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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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보수 우파 신문 르피가로는 23일(현지시간) 치러질 대통령선거 결과가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극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아주 낮지만 일단 사건이 일어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게 블랙스완 현상이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와 극좌파 연대의 장 뤽 멜랑숑 후보가 결선에서 맞붙는 시나리오가 바로 이런 상황이다. 양 극단의 후보들은 묘하게 몇 가지 공약에서 견해가 같다.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에 반기를 들고 근로자 복지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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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200명 이상의 프랑스 기업과 기업인은 유권자에게 두 후보를 선택하지 말도록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놨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극단주의 후보를 ‘거짓 약속과 실현 불가능한 환상을 파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대선은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으면 1, 2위가 다시 결선을 치른다. 지난 21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르펜을 1~2%포인트 앞섰다. 보수 우파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멜랑숑 후보가 바짝 뒤쫓고 있다. 4명 모두 오차 범위 내 혼전이다. 누가 1, 2위를 하더라도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극우와 극좌 후보를 탄생시킨 근본 원인은 프랑스 경제침체와 제조업의 몰락에 있다. 프랑스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1%다. 과거 5년간 평균 실업률이 10%를 넘고 청년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웬만한 공장은 대부분 이웃 폴란드나 슬로바키아로 빠져나갔다. 미국 월풀이 르펜의 고향인 북부 아미앵에서 운영하던 건조기 조립공장도 문을 닫고 폴란드로 옮겼다. 공장 근로자의 48%가 르펜을 지지하는 것은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서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제조업 근로자의 표심이 프랑스에서도 읽힌다.

프랑스 제조업의 몰락을 부추긴 것은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규제였다. 프랑스는 2000년 주당 35시간 노동시간제를 도입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해갔다. 정부가 이를 철폐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좌파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나섰지만 노동시간을 다시 늘리지 못했다.

피용 후보는 노동시간 규제 철폐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르펜이나 멜랑숑 후보는 오히려 노동시간을 더 줄이려 한다. 선거를 코앞에 둔 20일엔 파리 시내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테러까지 일어났다. 이래저래 극단주의 불안에 떨고 있는 늙은 대국 프랑스의 향방이 주목된다.

오춘호 국제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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